최근 인공지능(AI)은 전세계 IT업계의 화두다. 미래에는 AI 플랫폼을 가진 업체가 IT 업계를 지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의 발전과 함께 막대한 컴퓨팅 파워의 확보는 AI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글로벌 IT업체들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현재 AI 플랫폼 기술에 올인하고 있는 글로벌 IT기업의 공통점은 클라우드 시장의 리더라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데이터 기반의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 자가 발전하고 있는 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선 컴퓨팅 파워와 저장 공간이 필요하다. AI 플랫폼은 결국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구동된다. 최근 글로벌 IT기업들은 라이브러리와 이미 검증된 AI 기술을 클라우드에서 직접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단순한 API 호출을 통해 이미지나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 번역 등의 기능을 필요한 기간 만큼만 비용을 내고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미래 AI 시대를 지배할 회사는 누구일까.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리딩 기업들이 보유한 AI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하고 국내 기업들이 나아갈 방안을 모색해 본다<편집자 주>

 

 

“(사람과의) 대결이 아닌 협력”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의 모토다. 

 

‘왓슨’은 IBM의 ‘코그너티브 컴퓨팅(Cognitive Computing, 인지 컴퓨팅)’ 브랜드다. 시대를 풍미했던 IBM의 슈퍼컴퓨터이자 위기에 빠진 IBM을 성장시킨 초창기 경영자인 토마스 J 왓슨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인지 컴퓨팅은 이는 자연어를 기반으로 사람처럼 데이터를 이해하고 추론, 학습해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새로운 컴퓨팅 영역이다. 모든 디지털 인텔리전스(애플리케이션, 제품, 프로세스, 시스템 등)에 코그니션(Cognition) 즉,  이해와 추론, 학습이라는 인간의 사고 능력이 구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IBM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왓슨은 특히, 정형 데이터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생성되고 있는 데이터의 80%를 차지하는 비정형 데이터까지 분석해 차별화된 비즈니스 통찰력을 제공한다.

 

IBM은 지난 2014년 1월, 클라우드 기반의 왓슨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전담하는 새로운 사업 조직인 ‘IBM 왓슨 그룹’을 신설했다. IBM은 왓슨 그룹에 매년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 연구 개발에 집중하면서 클라우드 기반의 코그너티브 컴퓨팅 응용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또 왓슨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파트너사, 스타트업 등과의 협업을 통해 코그너티브 컴퓨팅 앱을 개발하는 데 1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IBM은 현재 클라우드 기반의 다양한 왓슨 제품과 서비스를 헬스케어, 금융, 보험, 법률, 유통, 교육 분야의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왓슨 생태계 파트너사인 로스 인텔리전스는 왓슨의 코그너티브 컴퓨팅 기술 및 자연어 학습 능력을 활용해 법률 자문 앱 ‘로스’를 개발했다. ‘로스’는 법률정보 검색을 간소화해 법률가들의 시간과 고객의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의료기기 업체 ‘메드트로닉’의 경우, 왓슨 헬스 클라우드 플랫폼의 코그너티브 컴퓨팅 능력과 메드트로닉 기기로부터 도출되는 데이터를 접목해 맞춤형 당뇨병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IBM은 AI과의 대결이 아닌 협력을 위한 방안을 찾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IBM은 2016년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컨퍼런스에서 미국 비영리 재단 X프라이즈와 3년 내 사람과 인공지능이 가장 잘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팀에게 500만달러(약 61억원)의 상금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선 SK(주) C&C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어 기반 왓슨을 제공하고 있다. IBM과 SK(주) C&C는 2016년 5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최근 왓슨은 한국어 습득을 완료하고 8가지의 API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국내 개발자들의 자체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촉진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주) C&C는 왓슨 기반의 AI 브랜드 ‘에이브릴’을 런칭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재 IBM의 15가지의 왓슨 기반 API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8개의 IBM 왓슨 한국어 서비스는 자연어 이해, 대화, 언어 관련 서비스, 이미지 및 감정 분석이 가능한 8개의 API다. 이는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SK(주) C&C 내 IBM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물론 미국, 영국, 독일, 호주, 일본 등에 위치한 글로벌 IBM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통해 제공된다.

 

한국어로 제공되는 왓슨 API는 ▲자연어 이해 ▲자연어 분류 ▲검색 및 평가 ▲문서 변환 ▲언어 번역 ▲이미지 인식 ▲성형 분석 ▲자연어 학습 지원 툴 등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한국어로 제공되는 대화 서비스 ‘왓슨 컨버세이션(Watson Conversation)’은 모바일 기기, 메시징 플랫폼, 로봇 등에 손쉽게 챗봇과 가상 에이전트를 구축해 자연어 대화를 지원한다. 현대카드가 이를 활용해 챗봇 서비스(현대카드 버디)를 이미 시작했다. 한국IBM 스스로도 올해 신입사원 채용에 왓슨 대화 서비스를 활용한 챗봇 ‘와블리’를 활용했다.

 

또, IBM 왓슨 퍼스낼리티 인사이트(Watson Personality Insights)는 텍스트 분석을 통해 글쓴이의 5가지 성격, 특성, 가치관 등 성향을 추론하는 서비스다. 

 

이밖에도 한국어 서비스로 제공되진 않지만, 왓슨 기반의 의료 서비스인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는 이미 국내 다수의 병원에 도입된 바 있다. 가천대 길병원과 부산대병원, 건양대병원, 계명대학교 동산병원과 대구카톨릭대학교병원 등은 암 치료에 특화된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했다. 이는 방대한 분량의 정형 및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암환자들에게 개별화된 치료 옵션과 관련한 정보를 의사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IBM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왓슨은 고객 및 파트너를 통해 100만명의 소비자에게 접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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