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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기 아이템 확률 표시’에 웬 왈가왈부?

통신방송 20.07.17 16:07
확률형 아이템으로 불리는 게임 내 뽑기 아이템을 두고 확률 표시를 법적 규제로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법적 규제가 돼야 한다’와 ‘자율 규제로 충분하다’라는 의견이 나뉘는데요. 올해 초 공개된 게임법 개정안에 법적 규제가 포함되면서 업계가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뽑기 아이템은 게임기업이 랜덤박스를 판다고 생각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나올지 모르지만, 이용자들은 최소한 구매 가격 대비 좋은 상품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구매하는 것이 예사입니다. 이 지점에서 사행심 자극과 과소비 조장 등의 비판이 제기됩니다. 

게임 내 랜덤박스, 뽑기 아이템은 게임기업이 1년 365일 상시 판매합니다. 한해 수조원의 매출이 발생하는데요. 오프라인에서 단발성 또는 한시적으로 파는 랜덤박스와는 분명 다르게 볼 부분입니다.

이용자 입장에서 접근하면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는 분명 이뤄져야 합니다. 이 부분도 처음엔 업계 전반이 ‘영업비밀을 공개하는 것’이라며 결사 반대했습니다. 지금 와선 ‘그렇게까지 반대했어야 했나’라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법적 규제 분위기가 형성되자 업계가 부랴부랴 자율규제라는 이름으로 뽑기 확률을 공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따지고 보면 뽑기 아이템 확률 공개는 ‘자율규제’가 아닙니다. 사전적 의미의 규제는 ‘규칙이나 규정에 의해 일정한 한도를 정하거나 정한 한도를 넘지 못하게 막는다’는 뜻입니다.

지금 업계 스스로 한도를 정하고 넘지 못하게 막는 부분은 없습니다. 확률 정보만 공개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본다면 ‘자율 조치’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엄밀히 말해 자율규제가 아닌 것인지요.

자율규제는 일본 게임업계가 ‘컴플리트가챠’를 자율규제한 것이 좋은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컴플리트가챠는 이용자들이 특정 뽑기 아이템을 모으면 더욱 강력한 보상을 주거나 이용자들에게 보다 상위의 뽑기 아이템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아이템이나 장치를 뜻하는데요. 일본 내에서 비판이 일자, 업계 스스로 팔지 않기로 자율규제에 들어갔습니다. 이 경우가 진짜 자율규제인 것이지요.

컴플리트가챠는 국내 업계가 자율규제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게임에 강하든 약하든 컴플리트가챠 방식의 설계가 적용된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특정 아이템들을 모을 경우 뽑기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열혈 마니아들은 특정 아이템을 모으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겠거니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게임업계에선 자율규제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고 항변합니다. 업계가 잘 지키고 있다고도 강조하는데요. 매출을 일으키는 주요 기업 위주로 잘 지키고 있다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주요 기업 위주입니다. 주요 기업만 잘 지키면 되는 것일까요. 업계 입장에선 ‘한번 밀리면 또 다른 규제가 치고 들어온다’고 우려할 수 있겠지만, 이용자에게 상품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만큼은 진취적인 입장을 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