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요즘 블록체인 업계에서 가장 핫한 존재가 있습니다.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가 그 존재인데요, 지난해 블록체인 업계를 휩쓴 게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였다면 올해는 NFT가 핫이슈로 자리잡은 듯합니다.

 

NFT란 토큰 1개의 가격이 같은 일반적인 가상자산과 달리, 토큰마다 제각기 가격이 다른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BTC)은 A씨가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 1개의 가치와 B씨가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 1개의 가치가 같습니다. 하지만 NFT는 각각 고유한 특성을 지니는 토큰이기 때문에 A씨가 가지고 있는 NFT와 똑같은 NFT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특징은 NFT가 여러 분야에 쓰일 수 있도록 해줍니다. 게임 아이템이나 아바타를 NFT로 발행한다면 어떨까요? 세상에 둘도 없는 내 아이템이 생기게 되겠죠. NFT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토큰이기 때문에 해당 아이템에 대한 소유권이나 거래내역은 모두 블록체인에 기록됩니다.

 

예술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프라인으로 전시회를 보러 갈 수 없는 요즘, 디지털 세상에서 미술품을 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 미술품도 NFT로 제작할 수 있는데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므로 미술품의 위?변조 문제도 해결되고, 소유권도 쉽게 증명할 수 있습니다. 미술품뿐 아니라 음원을 NFT화하는 사례도 늘고 있고요.

 

◆신진작가부터 유명 DJ까지 NFT 쓴다

 

이 NFT는 블록체인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디파이의 경우 기존 가상자산 투자자들이나 업계 종사자들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NFT는 조금 다릅니다. 블록체인 업계와는 관계가 없었던 아티스트들도 NFT를 기반으로 예술품을 제작하고 있는 것이죠. 신진작가부터 유명 DJ까지 NFT를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입니다. 비플은 단편 영화로 유명한 그래픽 아티스트 ‘마이클 윈켈만’의 예명인데요. 윈켈만은 원래 예술계에서 명성이 있었지만, 그의 작품 세계는 NFT를 만나면서 더욱 확장됐습니다. 작품을 NFT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현존하는 아티스트 중 세계에서 세 번째로 몸값이 높은 아티스트가 됐기 때문입니다.

 

최근 비플은 세계 최대 경매 업체 크리스티에서 무려 783억원에 NFT 작품을 팔았습니다. 크리스티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NFT를 경매에 부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관련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아이돌(Eye Doll)’ 캐릭터로 유명한 국내 블루칩 작가 마리킴도 NFT로 작품을 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내에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경매 업체 서울옥션도 NFT 시장에 진출한다고 전했습니다.

 

◆블록체인 잘 몰라도 NFT 활용… ‘매스 어답션’ 첫 발

 

이런 흐름은 블록체인 업계가 매스 어답션(Mass Adoption, 대중 수용)에 가까워질 수 있게 합니다.

 

매스 어답션이란 말 그대로 ‘대중의 수용’을 뜻하는 것으로,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널리 통용되는 말입니다. 지금까지는 블록체인 기술이 업계 종사자나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만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대중이 블록체인 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일종의 목표입니다.

 

매스 어답션이 충족되기 위해선 블록체인에 깊은 지식이 없는 사람도 기술을 활용하고, 블록체인 관련 인력이 없는 기업도 기술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블록체인 업계와 관계없던 아티스트들이 NFT로 작품을 제작하고, 블록체인 기업이 아닌 크리스티나 서울옥션이 블록체인 기반 NFT 작품을 판매하는 것처럼요. NFT가 블록체인의 매스 어답션을 앞당기고 있는 것이죠.

 

또한 기존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NFT를 통해 대중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NFT가 부상하면서 더 샌드박스, 엑시인피니티 등 블록체인 게임 내에서 활용되던 NFT의 가치도 오르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게임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단순 블록체인 게임을 떠나 하나의 ‘메타버스(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 플랫폼으로 성장하게 된 것입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한 NFT 수집가의 말을 인용, “NFT를 통한 매스 어답션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인플루언서와 아티스트들이 NFT를 활용하기 시작하고, 그들의 팬덤이 해당 NFT를 구매하면서 업계가 주류화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거품론’ 있지만…“NFT 붐 이전으론 돌아갈 수 없을 것”

 

물론 일각에서는 현재 NFT 시장 열기가 과열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명 작가가 아닌 신진 작가의 작품도 수억원에 팔리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경매에 경쟁이 붙는 일도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업계는 지난 2017년 ICO(가상자산공개) 붐과 달리, NFT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들을 고안함으로써 시장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아닌 기술 자체를 활용하고 싶어하는 대중이 NFT 시장으로 유입됐기 때문입니다.

 

아티스트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NFT의 가치를 안 이상, 사회가 NFT 붐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디지털 아트 마켓플레이스 ‘스나크 아트’의 미샤 립먼(Misha Libman) 창업자는 코인텔레그래프에 “현재 NFT 시장에는 거품이 있다”면서도 “디지털 컨텐츠의 생성, 판매 및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NFT 붐 이전으로 돌아갈 순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현영기자 블로그=블록체인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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