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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테넌시, 끔찍한 기술인가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9.27 14:24

“세일즈포스닷컴은 멀티-테넌시 아키텍처를 사용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멀티-테넌시가 SaaS(Software as a Service)나 클라우드 시스템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멀티-테넌시는 끔찍한 아이디어입니다. 그것은 모든 고객이 동일한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보안 면에서 끔찍한 모델입니다. 21세기에는 가상화라 불리는 기술이 있습니다. 멀티-테넌시는 15년 된 기술입니다”지난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 기조연설에서 래리 앨리슨 오라클 CEO가 세일즈포스닷컴을 맹비난하며 한 말입니다. 이 발언은 지금까지의 클라우드 컴퓨팅 논의를 처음부터 부정하는 것입니다. 멀티-테넌시는 지금껏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기본 아키텍처로 여겨져 왔기 때문입니다.멀티-테넌시란 하나의 시스템을 여러 고객(기업)이 사용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세일즈포스닷컴의 경우 하나의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에 전 세계 수없이 많은 회사들이 접속해 사용합니다. 이는 서비스제공업자가 고객마다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IT투자를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시스템만 관리하면 되기 때문에 관리비용도 적게 들고, 오류를 발견해도 하나만 수정하면 전세계 고객이 똑 같은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반면 오라클은 싱글-테넌시 아키텍처를 제안합니다. 이는 서비스 제공업자가 각 고객 기업에 다른 애플리케이션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는 고객사들마다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하기 싫은 회사는 하지 않을 수도 있고, 패치 시각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보안 설정도 임의대로 할 수 있습니다. 또 특정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도 하나의 고객만 영향을 받습니다.오라클은 앞으로 선보일 자사의 차세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인 ‘퓨전 애플리케이션’을 싱글 테넌시 형태로 서비스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하지만 오라클의 싱글-테넌시를 과연 클라우드라고 볼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사실 이런 모델은 이미 10년 전 실패한 것으로 판명된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와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ASP는 IT업계를 뒤흔들 것처럼 관심을 끌었지만, 고객사마다 IT인프라를 따로 제공해야 해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습니다.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은 이 ASP의 실패의 교훈으로 탄생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한 애널리스트는 오라클 방식에 대해 ‘최신 기술을 이용한 호스팅’이라고 명명했습니다. 클라우드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그렇다고 해서 래리 앨리슨 CEO의 지적이 전혀 엉뚱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멀티-테넌시 아키텍처는 리스크를 중앙 집중화합니다. 멀티 테넌시 시스템의 보안에 문제가 생기면, 이를 이용하는 전 수백, 수천 개의 기업이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때문에 래리 앨리슨의 주장에 기존 클라우드 업계는 대답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클라우드 업계가 자랑하는 멀티-테넌시 시스템이 안전한 것인지, 의문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댓글 쓰기

HP의 구애와 오라클의 외면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9.21 05:46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오라클 오픈월드 2010 컨퍼런스에 앞서 많은 언론들은 오라클과 HP의 미묘한 관계에 많은 관심을 보인 바 있습니다.최근 소원해진 두 회사의 관계가 오픈월드에서 어떻게 표출될 것인지가 궁금증을 자아낸 것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가장 중요한 파트너였던 두 회사는 최근 지난 1~2년 동안 조금씩 멀어졌습니다.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을 인수하면서 하드웨어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최근 마크 허드 전 HP CEO가 오라클로 이직하면서 HP 이사회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악재까지 더해졌습니다.때문에 19일 오라클 오픈월드 오프닝 기조연설은 주목을 끌었습니다. 기조연설자 명단에 앤 리브모어 HP 부사장과 래리앨리슨 오라클 회장이 함께 올라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두 기업의 수장이 함께 무대에 올라 세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다시 한 번 우의를 다지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있었습니다.그러나 이 같은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두 수장은 함께 무대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앤 리브모어 부사장과 래리 앨리슨 회장은 각자 따로 무대에 올라 각자의 고객에게 자신의 제품과 전략을 소개했습니다. 기대했던 화해의 목소리는 없었습니다.먼저 등장한 것은 앤 리브모어 부사장이었습니다. 리브모어 부사장은 최근 두 회사간 벌어진 말다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자사의 새로운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리브모어 부사장은 이 솔루션들이 오라클의 소프트웨어를 구동시키는 데 최적화 돼 있으며, 앞으로도 이 같은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오라클과 HP는 14만 고객을 공유하고 있으며, 1만2000명의 HP 직원들이 오라클 소프트웨어를 구동시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뒤 이어 무대에 오른 래리 앨리슨 회장은 HP의 이 같은 구애를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그의 입에서는 ‘HP’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직 신제품 ‘엑사로직’과 ‘퓨전 애플리케이션’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엑사로직은 오라클의 소프트웨어와 썬의 하드웨어를 통합한 시스템으로, 오라클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공략을 위해 새롭게 내세운 제품입니다. 이 시스템은 HP의 서버 플랫폼과는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HP 부사장과 같은 무대에 오르면서, HP에 대해 단 한번도 언급하지 않은 채 경쟁 제품을 소개한 래리 앨리슨 회장의 행동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HP로서는 오라클에 상당히 기분 나쁠 수 밖에 없지만, 생존을 위해 오라클과의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참을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까요. 글로벌 IT기업 중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 제품 포트폴리오가 넓지 않은 HP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댓글 쓰기

사진으로 보는 오라클 오픈월드 2010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9.21 02:43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9월 19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되는 오라클 오픈월드 2010에 취재차 참석중입니다. 오라클 오픈월드는 전 세계 소프트웨어 관련 컨퍼런스 중에 가장 규모가 큰 행사입니다.기조연설을 듣기 위해 오전 8시부터 밀려드는 인파들입니다. 래리 앨리슨 회장의 기조연설을 듣기 위해서는 1~2시간 줄을 서는 것도 감수해야 합니다.기조연설 행사장에 들어가려는 인파들.4만명이 넘는 참관객을 수용해야 하는 대규모의 기조연설장. 좋은 자리 잡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오라클 오픈월드의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래리 앨리슨 회장의 기조연설이죠.래리 앨리슨 회장이 소개한 신제품 엑사로직과 지난 해 출시된 엑사데이터 형제들.엑사로직과 함께 이번 오픈월드에서 소개되는 가장 중요한 제품인 퓨전 애플리케이션.최근 HP를 사임하고, 오라클로 이직하면서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마크 허드 전 HP CEO. 오라클 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오라클의 오랜 친구이지만, 최근 마크 허드 사장으로 인해 갈등을 빚고 있는 HP의 앤 리브모어 부사장기조연설 행사장을 지키는 아이언맨들. 오라클은 영화 아이언맨2 제작에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래리 앨리슨 회장이 직접 영화에 까메오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댓글 쓰기

래리앨리슨 오라클 회장, 또 세일즈포스닷컴 도발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9.21 02:03

일반적으로 기업의 경영자들은 경쟁사에 대한 언급을 꺼려합니다. 공식적으로 경쟁사를 비판하는 것은 상도의에도 어긋날뿐더러 자사의 이미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오라클 래리 앨리슨 회장은 경쟁사의 장단점을 얘기하는데 거리낌이 없습니다. 듣는 사람은 ‘저래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래리 앨리슨 회장의 이런 성격은 이번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오라클 오픈월드 2010에서도 다시 한 번 재연됐습니다.첫날 기조연설자로 등장한 래리 앨리슨 회장은 경쟁사들을 비판하는 데 거침이 없었습니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세일즈포스닷컴에 대한 래리 앨리슨 회장의 날 선 비난입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을 온라인에서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는 회사입니다. 최근에는 포스닷컴(Force.com)이라는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가장 각광을 받는 위치에 있습니다.그런데 앨리슨 회장은 세일즈포스닷컴에 대해 “클라우드 컴퓨팅이 이니다”고 일갈했습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가상화(virtual) 돼 있지도 않고, 유연(elastic)하지도 않다”는 것이 그의 지적입니다.그는 특히 세일리포스닷컴에 대해 보안이 취약하고, 위험하다고 쓴 소리를 했습니다. 앨리슨 회장은 “세일즈포스닷컴은 모든 고객의 데이터가 같은 플랫폼에 섞여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면서 “만약 이것이 다운되면, 모든 고객이 다운된다”고 지적했습니다.앨리슨 회장은 반면 아마존의 EC2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습니다. 아마존 EC2는 표준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의 플랫폼으로, 오라클은 아마존의 클라우드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앨리슨 회장의 세일즈포스닷컴에 대한 이 같은 비판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해에도 세일즈포스닷컴을 향해 “오라클 기술(DBMS?미들웨어) 기반으로 보잘 것 없는(itty-bitty) 애플리케이션을 올려놓았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하기도 했습니다.하지만 래리 앨리슨 회장은 세일즈포스닷컴의 초창기 투자자였습니다. 앨리슨 회장은 세일즈포스닷첨이 창립됐을 때부터 투자했으며, 초기 이사회 멤버이기도 했습니다.더욱 흥미로운 점은 세일즈포스닷컴 마크 베니오프 CEO가 오는 22일(미국 서부시각) 오라클 오픈월드 2010에서 ‘Welcome to Cloud 2: The Next Generation of Enterprise Collaboration’라는 주제로 강연이 예정돼 있다는 것입니다.자기네 행사에 참석하는 손님에게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놓은 것입니다.과연 마크 베니오프 회장은 앨리슨 회장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뭐라고 답할까요. 수요일이 기대됩니다. 댓글 쓰기

오라클 오픈월드 개막…주목해야 할 것들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9.20 06:47

오라클 오픈월드 2010이 19일(미국 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했습니다. 오라클 오픈월드는 오라클의 비즈니스 및 기술 컨퍼런스로 소프트웨어 관련행사 중에는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합니다. 이날부터 5일간 진행될 이번 행사에는 전 서계 4만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2400개의 세션과 450개의 전시부스가 마련돼 있습니다. 또 오라클뿐 아니라 델, HP, 인텔, 인포시스 등 주요 협력사들이 기조연설을 통해 업계 동향, 최신 기술, 새로운 비즈니스 동향에 대한 발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특히 이번 오픈월드는 자바원 행사와 동시에 진행됩니다. 자바원은 자바 개발자 컨퍼런스로, 썬마이크로시스템이 오라클에 인수되면서 오픈월드와 병행됩니다.오라클 오픈월드는 엔터프라이즈 IT업계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행사 중 하나입니다. 오라클은 매년 오픈월드에서 그 해 가장 중요한 제품이나 전략을 발표해 왔습니다. 오라클의 이 같은 발표들은 항상 IT업계에 큰 파장을 미치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오라클이 레드햇에 대응해 리눅스를 직접 공급한다거나 하드웨어와 통합된 DB머신을 출시한다는 사실이 오라클 오픈월드를 통해 발표됐습니다. 이런 전략 및 제품들은 관련 시장을 뒤흔드는 역할을 했습니다.그렇다면 올해는 어떤 중요한 발표가 나올까요?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끄는 이슈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1. 오라클이 밝히는 자바와 오픈소스 비전최근 오라클이 구글 안드로이드를 저작권 및 특허 침해로 고소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바 진영에서는 오라클이 자바를 돈벌이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바는 오라클의 기술(썬인수로 획득)이지만, IT업계의 공동 자산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라클은 이 같은 업계의 의구심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라클은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CEO와 토마스 쿠리안(Thomas Kurian) 수석 부사장이 자바원 2010의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자바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과연 자바의 오픈소스 전략은 그대로 유지될 것인지, My SQL 등 썬의 오픈소스 제품들은 어떻게 될 것인지 이번 오픈월드 및 자바원을 주목해야 합니다.2, HP와 오라클의 관계이번 오픈월드에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인물은 마크 허드 전 HP 회장입니다. HP에서 성추문으로 쫓겨난 마크 허드는 HP에서 나오자 마자 오라클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HP는 이에 발끈해 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오라클이 썬을 인수하면서 가뜩이나 사이가 서먹해진 HP-오라클 사이가 마크 허드 문제로 더욱 꼬이게 된 것입니다.그런데 오라클은 HP에 신경쓰지 않겠다는 태도입니다. 마크 허드를 첫날부터 배치했습니다. 첫날 첫 행사인 오라클 파트너 네트워크 세션에 마크 허드가 등장합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스폰서로 후지쯔가 등장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합니다. 지금까지 그 자리는 HP의 몫이었습니다. 후지쯔는 썬과 함께 스팍 칩을 공동으로 개발한 회사입니다. 오라클은 썬 인수로 제품 및 고객뿐 아니라 후지쯔라는 파트너까지 얻는 성과를 거뒀네요.3.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합 확장 되나오라클이 썬을 인수하면서 내건 기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합으로 인한 완결성 (Hardware, Software, Complete)’니다. 2년전 HP와 손잡고 처음 출시한 DB머신 ‘엑사데이타’, 지난 해 썬 하드웨어 기반으로 출시된 엑사데이타2’가 그 사례입니다. 오라클의 이 같은 전략은 소비자IT 시장에서의 애플의 전략을 차용해 엔터프라이즈 IT에 적용시킨 것입니다.그 동안 소프트웨어에만 집중해왔던 오라클이 하드웨어 통합전략을 세우자 IT업계에 일대 변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경쟁사들도 통합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현재 엔터프라이즈 IT업계에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합은 하나의 흐름이 됐습니다.때문에 이번 오픈월드에서 오라클이 새로운 통합 제품을 선보일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4. 퓨전 애플리케이션 올해는 나올까오라클은 2005년 인수한 모든 애플리케이션(시벨, 피플소프트, JD에드워드)의 장점을 모아 2008년까지 ‘퓨전 애플리케이션’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최대 경장사인 SAP는 ‘허황된 꿈’이라고 비판해 왔습니다. 기존 제품을 통합하는 것은 신제품을 새로 개발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이 SAP의 주장이었습니다.SAP의 말대로 오라클은 2008년 퓨전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지 못했습니다. 일부 제품을 내 놓기는 했지만, 처음에 장담했던 것처럼 각 애플리케이션의 장점을 대대적으로 통합한 것은 아니었습니다.하지만 오라클은 아직 퓨전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SAP보다 약세인 오라클은 퓨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세를 역전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과연 올해는 퓨전 애플리케이션의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5. 오라클의 클라우드 전략최근 IT업계의 최대 화두는 클라우드 컴퓨팅입니다. MS는 클라우드에 올인한다고 발표했고, IBM도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을 위한 태스크포스 조직을 만들어 이 시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라클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발걸음이 무거운 편입니다. 래리 앨리슨 회장은 공개된 자리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경쟁자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화두가 나타나자 발 빠르게 움직인 것과 대비됩니다. 그러나 오라클도 언제까지나 클라우드 컴퓨팅에 이 같은 애매한 태도를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클라우드를 외면하고는 IT업계에서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왔기 때문입니다.오라클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세운다면 이번 오픈월드에서 발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6. 래리 엘리슨의 깜짝쇼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은 ‘깜짝 쇼’를 좋아합니다. 개막 기조연설과 마지막 기조연설을 책임지고 있는 래리앨리슨 회장은 이 자리에서 깜짝 발표하는 것을 즐깁니다. 오라클의 놀라운 신제품이나 전략은 항상 이런 식으로 발표됐습니다. 올해는 어떤 깜짝쇼가 나올지 래리 앨리슨 회장의 입이 주목됩니다. 댓글 쓰기

한컴, 누구한테 인수되는 게 좋을까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9.17 16:18

기업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의 새 주인이 조만간 결정된다고 합니다. 소프트포럼 컨소시엄, 하나온컨소시엄, 액티엄 중 하나가 그 주인공이 될 예정입니다.한컴은 지난 10년 동안 회사 주인이 7번이나 교체됐습니다. 경영이 불안정하다 보니 회사의 발전 속도는 더딜 수 밖에 없었습니다. IT업계에서는 한컴이 이번에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회사에 인수돼 안정적으로 운영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이 세 컨소시엄 중 어느 회사에 인수되는 것이 한컴이 장기적으로 발전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까요?소프트포럼 컨소시엄은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소프트포럼과 큐캐피탈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입니다. 하나온컨소시엄에는 부동산 개발업 체인 하나온과 두산그룹 계열사인 네오플럭스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액티엄은 표문수 전 SK텔레콤 사장이 창립한 사모투자 회사입니다.액티엄이야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컴을 인수한 이후 구조조정을 한 다음 재매각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인수전에 참여한 것입니다.하나온컨소시엄의 경우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네오플럭스가 참여하면서 두산그룹이 SW산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한컴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었지만, 네오플럭스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라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현재 업계에서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떠오른 것은 소프트포럼입니다. 소프트포럼은 큐캐피탈과 손을 잡으면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일각에서는 보안 솔루션 업체인 소프트포럼이 한컴을 인수한다면, 한컴의 SW 사업을 장기적 안목으로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소프트포럼 스ㅅ스로 소프트웨어 회사이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기대일 뿐 실현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소프트포럼은 공개키구조(PKI) 전문업체로, 한컴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소프트포럼의 솔루션은 거의 금융권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한컴의 정부 및 공공부문 시장 장악력을 이용할 여지도 별로 없습니다.결국 소프트포럼 역시 한컴의 제품이나 기술보다는 재무적 이유로 한컴을 욕심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소프트포럼의 김상철 회장은 M&A의 귀재라고 불리는 인물입니다. 회사를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일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소프트포럼이 SW 업체이기 때문에 한컴의 SW사업을 키워줄 것이라는 기대는 아이티플러스의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소프트포럼은 수년전 자회사 에스에프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아이티플러스라는 회사를 인수 한 바 있습니다. 아이티플러스는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로 국내 시장에서는 어느정도 명성을 갖춘 회사였습니다. 코스닥에도 상장됐었습니다.그러나 아이티플러스는 에스에프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된 이후 우회상장의 도구로 이용됐습니다. 인수측은 처음에 아이티플러스의 SW사업에 계속 투자해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6개월만에 팔아 시세차익 100억원을 실현했습니다.이 과정에서 아이티플러스는 SW사업을 포기했습니다. 이 SW사업은 현재 지티원?지티플러스이라는 회사에서 이어가고 있습니다.결과적으로 한컴 인수전을 벌이고 있는 세 컨소시엄의 면면을 살펴보면 한컴의 기술과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관심보다는 시세차익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섣부른 추측이지만, 세 컨소시엄 중 하나가 인수한다고 해도 1~2년 안에 한컴이 다시 M&A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댓글 쓰기

MS IE9의 이상한 전략…실버라이트냐 HTML5냐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9.16 14:45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웹브라우저 IE9의 베타버전을 오늘(16일) 공개했습니다. 새로운 기능도 많아졌고, 속도도 많이 빨라졌다고 합니다. 아직 베타버전이지만 이전 버전에 비해 많은 발전이 있는 것 같습니다.IE9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HTML5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IE9을 이용하면 별도의 플러그인 없이 동영상을 감상하거나 웹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HTML5가 향후 웹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HTML5 이슈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스러운 점은 MS의 친자식 실버라이트는 어떻게 할 것인지입니다. 실버라이트는 웹브라우저 플러그인 소프트웨어로, 고화질의 동영상, 웹애플리케이션 구동에 사용됩니다. 실버라이트는 HTML5와 배타적 관계에 있습니다. HTML5가 활성화되면 실버라이트는 약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때문에 MS 관계자들에게 “MS가 HTML5을 강력하게 지원하면 실버라이트는 어떻게 되느냐” 질문을 여러 번 던졌습니다. 이에 대한 MS측의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HTML5와 실버라이트는 각각 나름의 역할이 있다”는 것입니다.그러나 MS의 이 같은 주장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실버라이트와 HTML5의 역할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특히 브라우저 안에서는 더욱 유사한 역할을 합니다. MS가 실버라이트를 웹브라우저 바깥에서 이용되는 기술로 재정립하지 할 계획이라면 모르겠지만, 아직은 이 같은 입장발표는 없었습니다.실버라이트를 계속 강화하면서 HTML5까지 강력하게 지원하는 MS의 행보는 왠지 갈팡질팡하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모바일 분야까지 고려하면 더욱 혼란스럽습니다. HTML5에 대한 강화는 애플을 도와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윈도폰7은 실버라이트를 수용하지만, 애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실버라이트를 수용하지 않습니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MS 내부적으로 실버라이트 담당부서와 IE9 담당부서, 모바일 부서가 각기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는 빌 게이츠 회장이 MS를 떠난 이후 회사 기술전략을 하나로 세우지 못하는 리더십 부족에서 발생하는 현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댓글 쓰기

IT업계 환상의 복식조 오라클-HP “이젠 안녕”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9.14 13:30

얼마 전까지 오라클과 HP는 기업 정보화 시장에서 환상의 복식조로 통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IT업계의 최강자 ‘빅 블루’에 맞서기 위해 도원결의를 한 두 회사는 지난 20년 동안 궁합이 잘 맞았습니다.서버 등 하드웨어에 집중한 HP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최강자인 오라클은 IBM을 넘어설 정도의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국내 정부 및 기업의 정보화 프로젝트에서도 HP 유닉스 서버와 오라클 DBMS는 일종의 표준 플랫폼처럼 자리잡았습니다.HP와 오라클의 공동 고객사는 14만개이며, 오라클 DB의 40%가 HP 시스템에서 돌아간다고 합니다.그런데 최근 두 회사가 오랜 우정을 버리고, 결별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 성추문으로 불명예 퇴직한 마크 허드 전 HP 회장의 행보를 둘러싸고 두 회사의 갈등은 극대화 되고 있습니다.오라클은 마크 허드가 퇴직하자마자 그를 영입해 공동사장으로 임명했습니다. 래리 앨리 오라클 회장과 마크 허드는 오랜 친구 사이라고 합니다. 또 테라데이터와 HP를 거친 마크 허드는 오라클의 새로운 사업인 서버 및 DB머신 엑사데이터 사업을 이끌어줄 적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영입은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하지만 오라클이 마크 허드를 영입하자 HP 이사회는 영업 비밀과 기밀 정보 누출 위험이 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HP는 “마크허드가 오라클에서 일하는 것은 HP와의 퇴직 보상 합의를 위반하고, 영업 기밀 누출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IT업계 전문가들은 다음 주 열리는 오라클의 고객 및 파트너 컨퍼런스인 오픈월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크 허드가 오픈월드에서 기조연설을 할 것인지 관심을 끌었습니다. 최근 찰스 필립스 오라클 사장이 회사를 떠났기 때문에 오라클은 새로운 기조연설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마크 허드가 오픈월드 기조연설자로 나서면 HP의 심기를 건드릴 것으로 보입니다. HP는 지금까지 오라클 오픈월드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습니다. HP는 오픈월드의 최대 스폰서였고, HP의 최고위 임원들은 매년 이 행사의 기조연설에도 나섰습니다. 마크 허드도 HP 재직시 오라클 오픈월드에서 기조연설을 한 바 있습니다. 올해 오픈월드에서도 HP 앤 리드모어 부사장의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었습니다.HP로서는 마크허드가 기조연설자로 오픈월드에 참석한다면 오라클이 자사에 도발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가운데 13일(현지시각) 오라클은 마크 허드의 기조연설 일정을 확정됐습니다. 오라클은 HP가 기분 나빠 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마크 허드의 기조연설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입니다.래리 엘리슨 회장은 “오라클과 마크 허드에 대한 보복성 소송으로 HP 이사회는 (그 동안의) 협력관계와 공통 고객, 주주, 직원들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HP 이사회는 HP와 오라클의 공동 비즈니스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래리 앨리슨 회장의 독설에도 아직 앤 리드모어 HP 부사장의 기조연설 일정은 취소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심기가 편치는 않을 것입니다. 기조연설에 나선다고 해도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을 것입니다.지난 해에도 그녀는 오라클 오픈월드 45분 예정의 기조연설에서 15분 만에 무대를 내려 온 바 있습니다. 당시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을 인수하면서 HP와 공동 개발한 DB머신을 버리고 썬 기반의 제품을 만들어 기분 나빴을 것입니다.이처럼 오라클과 HP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마크 허드라는 인물을 둘러싼 헤프닝은 아닙니다. 비즈니스 전략 차원에서 두 회사가 멀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마크 허드 사태는 이를 보여주는 단편적 사례일 뿐입니다.문제의 근본 원인은 오라클이 썬을 인수하면서 더 이상 HP가 필요하지 않게 됐다는 점입니다. 오라클은 IBM에 맞서기 위해 자체 하드웨어 플랫폼과 SW를 결합해 나갈 것입니다.이에 HP도 최대 우군이었던 오라클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HP는 부쩍 MS와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MS와 공동 솔루션을 개발하고, 통합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오라클 대신 새로운 친구로 MS를 삼고 있는 듯 보입니다.MS 입장에서도 HP와의 협력은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출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댓글 쓰기

DJ 자서전으로 본 대한민국 정보화 과정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9.13 15:09

아마 역대 한국 대통령 중에 IT 및 정보화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한 인물은 김대중 전 대통령(편의상 이하 DJ)일 것입니다. DJ는 IMF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지식정보화 시대를 앞장서기 위해 초고속 인터넷 보급과 IT벤처 육성 등을 집중 지원했습니다. 현재 한국이 UN 전자정부준비지수 1위를 기록하고, 세계 최고의 인터넷 사용률을 자랑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의 정부에서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DJ는 1998년 취임할 때 이미 74세의 노인이었습니다. 때문에 그는 서거할 때까지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는 컴퓨터보다는 붓과 한자에 더 익숙한 세대입니다. 스스로는 컴퓨터를 잘 다루지도 못하는 DJ가 지식정보화 산업의 중요성을 예견하고, 초고속인터넷과 정보화를 강력하게 밀어부친 것입니다. 과연 이 같은 판단과 추진력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요?지난 달 발간된 ‘김대중 자서전’을 보면 이런 정책이 나온 배경을 일부나마 이해할 수 있습니다.자서전에 따르면, DJ가 처음 ‘지식정보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감옥이었습니다. 1981년 신군부에 의해 내란음모죄로 사형선고를 받고 청주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때 엘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읽고 ‘내가 대통령이 되면 세계최의 지식정보화 국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합니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결국, DJ는 대통령 취임식에서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천명합니다.“우리 민족은 21세기 정보화 사회에 큰 저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우수한 민족입니다. 새 정부는 우리의 자라나는 세대가 지식 정보 사회의 주역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만들어 정보 대국의 토대를 튼튼히 닦아 나가겠습니다”국민의 정부 IT정책에 영향을 미친 또 다른 인물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입니다.1998년 6월 18일 DJ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손정의 사장과 만납니다. 당시는 외환위기로 IMF의 구제금융을 받던 시기 입니다. DJ는 이들에게 한국 경제가 살아 나갈 길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이 때 손 사장이 대뜸 말했습니다.“첫째도 브로드밴드, 둘째도 브로드밴드, 셋째도 브로드밴드입니다. 한국은 브로드밴드에서 세계 최고가 돼야 합니다.”당시는 ‘브로드밴드’라는 용어조차 생소한 시기였다고 합니다. 이 발언에서 영감을 얻은 DJ는 정보통신부에 초고속 통신망을 빠른 시일 안에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고,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초고속망에 대한 투자를 진행합니다. 관료들이 무모하다고 반발하기도 했지만, 빛과 같은 속도로 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한 번 뒤처지면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던 것입니다.그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입니다. DJ의 염원대로 한국은 컴퓨터를 가장 잘 사용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됐습니다. 전자정부도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하지만 DJ의 IT정책은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소프트웨어 면에서는 큰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자서전에도 이에 대한 자평이 나와 있습니다.“우리나라 IT업계는 소프트웨어 부문이 취약했다. 단 시간에 혼신의 힘으로 기반 시설은 구축했지만, 이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를 발전시켜야 비로소 진정한 지식정보 강국이 될 수 있었다. 나는 다시 이를 설파했지만, 우리 정부에서는 그럴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빌게이츠 회장도 2001년 DJ와 만나 한국의 SW 산업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합니다.“한국 IT산업의 하드웨어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습니다. 몇 부분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납니다. 초고속 통신망, 특히 학교 인프라는 그 혜택이 클 것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소프트웨어는 더 분발해야 합니다.”그러나 약 10년이 지난 현재도 한국의 SW산업은 여전히 취약합니다. 2001년 당시보다 더 취약해진 모습입니다. DJ 정부 이후 노무현 정부도 ‘IT강국에서 SW강국으로’등의 캐치프레이즈를 내 걸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결국 이 숙제는 현 정부로 넘어왔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절반이 지났지만, SW업계는 이렇다 할 성과도 변화도 없습니다. 스마트폰 열풍 이후 취약한 SW에 대한 문제점은 많이 지적됐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논의되고 있지 못한 실정입니다.어쩌면 한국의 IT정책은 DJ 이후 수년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 쓰기

오라클이 밝힐 자바의 미래는...자바원 주목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9.10 09:28

다음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단일 IT 기업이 주최하는 세계 최대의 행사인 오라클 오픈월드와 자바 개발자 컨퍼런스인 자바원이 동시에 열립니다. 썬마이크로시스템 인수를 통해 자바를 확보한 오라클은 자사의 고객행사인 오픈월드와 자바원을 동시에 개최해 자바에 대한 소유권을 강하게 업계에 어필하고, 두 행사의 시너지를 통해 행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이번 자바원 컨퍼런스는 오라클이 자바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지 밝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특히 최근 오라클이 구글 안드로이드를 지적재산권 침해로 고소하면서 자바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행사는 더욱 주목됩니다.오라클이 앞으로 자바 소유권을 강하게 주장하면, IT업계에 큰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지금까지 썬마이크로시스템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바에 대한 소유권을 강하게 주장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자바는 IT업계 공동의 자산 같은 것이 됐습니다.현재 자바는 널리 사용되는 공개 표준 기반 개발 플랫폼입니다. 900만 이상의 개발자들이 자바 기반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고, 기업용 PC의 97%와 약 30억대의 이동전화, 50억개의 자바 카드, 80억대의 TV 장치가 자바 기반으로 구동되고 있습니다. 만약 오라클이 이 모든 분야에서 자바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엄밀하게 적용한다면 수 많은 소송이 불가피하며, 많은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오라클이 자바를 어느 방향으로 이끌어 갈 계획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이번 자바원 행사에는 오라클 래리 엘리슨 회장과 토마스 쿠리안 수석 부사장이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자바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밝힐 예정이라고 합니다.오라클측은 이번 자바원행사에서 자바 플랫폼 관련 전략, 주요 자바 플랫폼 및 자바 플랫폼 엔터프라이즈 에디션, 모바일 및 임베디드, 자바 FX를 아우르는 다양한 기술 주제에 대한 업계 및 기 술 전문가의 강연을 준배했다고 강조합니다.오라클 릭 슐츠(Rick Schultz) 제품 마케팅 부사장은 “이번 자바원 행사에서는 보다 많은 세션을 통해 순수하게 자바 관련 주제에 초점을 맞춘 흥미로운 컨텐츠를 다룰 것”이라며 “전세계의 개발자 커뮤니티와 이를 공유해 자바원 2010을 역대 최고의 행사로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그러나 구글은 올해 ‘자바원’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구글의 지재권 침해 소송에 대한 대응인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구글은 자바원 행사의 주요 스폰서였습니다. 구글은 (오라클과) 자바 및 오픈소스 미래에 대한 자사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자바원에는 자바의 아버지라 불리는 제임스 고슬링이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임스 고슬링은 썬마이크로시스템이 오라클에 인수된 이후 오라클을 퇴사했기 때문입니다.일각에서는 "제임스 고슬링 없는 자바원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댓글 쓰기

1년에 코드 4200만 라인…NHN , SW 품질관리 비결은?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9.09 12:26

NHN(네이버?한게임) 개발자는 하루에 1인 평균 172라인의 코드를 작성한다고 합니다. 이는 일반적 관점에서 볼 때 많은 양은 아닙니다만, 단순 자바스크립트가 아닌 DB엔진 등 어려운 개발업무도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한 사람이 하루 172라인을 개발하면 1년에는 약 4만2000라인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NHN에서 코딩을 하는 인원이 1000명 정도 되니까 NHN이 연간 개발하는 코드라인은 약 4200만 라인입니다. 이는 A4용지로 80~90km에 달할 정도의 방대한 분량입니다.개발 분량이 많기 때문에 버그(오류)도 많이 양상 됩니다. 버그는 약 500라인당 하나씩 나온다고 합니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약 8만개의 버그가 NHN의 소스코드에서 나옵니다. 버그가 많다 보니 버그를 발견하고, 수정하는 노력도 엄청나게 많이 들어 갑니다. 이처럼 SW 품질 문제는 NHN의 오래된 숙제였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버그뿐 아니라 시장환경변화에 따는 잦은 요구사항 변경, 통합시간의 장기화 등 여러 문제가 NHN SW 품질을 낮췄습니다.그러나 NHN은 10년 이상 네이버,한게임 등을 운영하면서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NHN은 나름대로의 SW 품질 확보를 위한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습니다. NHN의 문제는 아마 NHN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대부분의 SW기업들이 겪고 있는 문제일 것입니다. NHN의 프로세스를 살펴보는 것은 다른 SW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김정민 NHN 포털개발센터장에 따르면, NHN의 SW품질혁신 활동은 QP(quality practice), 단계적 빌드, 반점개(반복?점진개발) 등으로 상징됩니다.QP는 낮은 코드 완성도를 초기부터 높이기 위한 활동입니다. 단계적 빌드는 느린 통합, 느린 피드백 문제에 대한 대책이며, 반점개는 잦은 요구사항 변경, 환경변화, 느린 피드백, 프로젝트 가시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먼저 QP는 아래 6개의 프랙티스로 구분됩니다.1. 코딩 컨벤션(Coding Convention) ? 코드의 가독성 및 유지보수성 향상을 위해 코딩 수준을 준수해 동일한 스타일 코드로 작성해야 함2. 코드 리뷰 ? 주요코드에 대해서는 코드리뷰를수행. 중요한기능, 중요도가 높거나 복잡한 로직/알고리즘, 테스트가 어려운 예외 처리부분, 신규 개발자가 작성한 코드, 기존에 장 애 및 결함 발생이 빈번한 코드 등3. 코드 커버리지 ? 작성한 코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자 테스트를 수행하고, 테스트가 충분한 지 커버리지 확인. 테스트는 측정가능하며, 반복적으로 수행 가능해야 함4. 정적 분석 ? 정적 분석도구를 활용하여 테스트에서 검출하기 어려운 잠재오류를 사전에 제거해야 함5. 코드 복잡도 ? 작성한 코드의 복잡도를 확인. 복잡한 코드는 리팩토링이 필요한지, 테스트가 충분히 수행됐는지 커버리지 확인해야 함6. 중복제거 분석 ? 레거시 코드의 가독성을 높이고 유지보수가 용이하도록 Copy & Paste로 인한 중복코드를 식별해 리팩토리 수행단계적 빌드는 개발범위 구현완료시까지 반복적으로 수행되는 일련의 빌드 통합과정을 말합니다. ▲개발자 빌드 ▲커밋빌드 ▲통합빌드 ▲릴리즈 빌드의 4단계를 거칩니다. 개발자 빌드는 개인이 개발한 코드에 대한 빌드로, 변경된 코드 커밋(commit) 전에 로컬PC에서 타인의 코드와 충돌하지 않는 지 검증하는 것입니다 커밋 빌드는 팀 단위의 빌드로, 여러 개발자의 단위테스트를 모아 테스트 수행합니다. DB, 플랫폼, 네트워크 등 미들웨어 의존성이 없는 테스트입니다. 통합 빌드는 실환경과 유사한 환경에서 개발 통합테스트 수행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리그레션테스트, UI 자동화 테스트 등을 진행합니다.릴리즈 빌드는 이전 빌드와의 차이점을 확인해 의도한 변경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기능테스트, 부하테스트 등 QA 테스트를 수행해 통과 기준을 달성했는지 확인합니다.반복.점진 개발은 요구사항의 잦은 변경에 대처하기 위한 프로세스입니다. 일종의 애자일 개발 방법론을 NHN화 시킨 것입니다. 이에 따르면, 요구사항을 할당해 개발한 다음, 일단 출시가능한 프로그램을 릴리즈/시연합니다. 여기에 대한 피드백을 반영해 다시 개발에 들어갑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는 동안에는 요구사항 변경관리 프로세스를 밟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요구사항) 피처에 대한 관리입니다. 원래 피처가 있으면, 위 과정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피처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업데이트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또 요구사항을 재반영하면서 프로젝트 일정도 재추정해야 합니다. NHN은 QP, 단계적 빌드, 반점개를 통해 전반적인 개발 효율성을 향상시켰다고 합니다.소스코드 가독성이 향상됐고, 코드리뷰시 코드개선에 대한 의견 공유가 가능해졌다. 일부 개발자들의 잘못된 코딩습관을 고쳤고, 레거시코드수정시, 리그레션테스트로장애를 예방했다. 버그를 사전에 예방했고, 테스트 코드작성이 용이해졌다.코드커버리지의 경우 2009년 초반만해도 25%에 불과했던 것이 현재는 52%이며, 코드 콘벤션은 20%에서 75%로 증가했습니다. 장애건수도 2009년 초반에 비해 4분의 1로 줄었고, 장애시간 역시 2000시간에서 200시간 이하로 대폭 줄었다고 합니다.하지만 이런 결과가 쉽게 얻어진 것은 아닙니다.내 부적으로 강한 저항이 있었습니다. 수치화해서 강제하면, 본질을 경시하거나 어뷰징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나 품질이 좋아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일정상 어렵다는 등의 거부감이 있었다고 합니다.그러나 결국 이는 진행됐습니다. 다른 기업들이 NHN의 이런 사례를 배우기 위해서는 이런 저항에 맞서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김정민 NHN 포털개발센터장은 ▲전사차원의 후원 ▲조직장의 리더십 ▲공감대형성(Consensus) ▲커뮤니케이션(Flat communication) 채널운영 ▲전담지원조직(Coach) 운영 ▲동기부여 ▲작은 성공의 공유 및 포상을 통해변화확산/전파 ▲자발적으로 조직 내변화 주도하고 전파할 수 있는 ‘겨자씨’ 양성 등을 성공배경으로 들었습니다. 댓글 쓰기

IT에 씌워진 ‘비용절감 효과’라는 사슬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9.06 18:09

“귀사 솔루션을 사용하면 기업들은 얼마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나요”“그게. 음…”‘IT’는 항장 ‘비용절감’이라는 무거운 짐을 어깨에 올리고 있습니다. IT를 도입하는 기업들은 IT를 통한 비용절감을 기대하고, 공급업체들도 이 같은 효과를 강조합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오피스 등도 비용절감 측면에서 고객을 유혹하는 IT업체들이 많습니다.오늘(6일) 열렸던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솔루션 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코리아(이하 MSTR)의 기자간담회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이날 MSTR은 기업의 BI 솔루션을 아이폰?아이패드 상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국내 모바일 오피스 시장에서 BI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다짐을 보였습니다.발표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MSTR의 솔루션을 사용하면 기업들이 얼마나 비용절감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사실 이런 질문은 다소 의례적입니다. 보통 이런 질문이 나오면 이러저러한 효과가 있다는 답변이 준비돼 있게 마련입니다.그런데 이에 대한 이혁구 지사장의 반응이 좀 특이했습니다. 이 지사장은 확실히 하지 않고,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이 지사장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보통 대기업들은 기업 임원 2~3명당 한 명씩 보고서 작성하는 직원을 한 명씩 두고 있습니다. BI 솔루션을 도입하면, 보고서 작성을 위해 따로 직원을 둘 필요가 없게 됩니다. BI 솔루션을 도입하면 보고서 작성을 위한 인력을 고용할 필요가 없고, 이런 면에서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과거에는 고객들을 설득했습니다. 그러나 BI 솔루션을 도입한 기업들의 이후 모습을 살펴봤더니 여전히 보고서를 만드는 직원을 두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현상 때문에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단언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사실 비용절감은 IT업체들에는 영원한 숙제입니다.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오랫동안 선전해 왔지만, 고객들이 얼마나 비용을 절감했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실제로 비용이 절감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일정부분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해도 시스템 구동을 위한 서버,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IT운영비용 등을 종합하면 그다지 큰 절감효과가 없는 사례도 많습니다.이런 모순에 대한 이 지사장의 논리가 흥미롭습니다. 비용절감 효과를 따지지 말자는 것입니다.“마이크로소프트 엑셀 프로그램을 사면서 비용절감 효과를 계산하는 기업이 있습니까? 현대 엑셀은 당연히 필요한 것이고 (기업활동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입니다. BI 솔루션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략을 세우고,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도구가 된 것입니다.”이 지사장의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IT를 도입하면서 비용절감 효과를 지나치게 주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BI 솔루션은 기업의 임원이나 관리자 등이 의사결정을 할 때 참고할 데이터를 산출해 내는 역할을 합니다. BI 솔루션 도입효과는 경영자 및 관리자의 의사결정을 얼마나 잘 지원했는지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BI 솔루션으로 여러 데이터를 산출해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전략을 세워 시장을 공략했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면 이것이 BI 솔루션의 역할입니다. IT가 단순히 비용을 조금 아끼는 역할보다 더 큰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적 도구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댓글 쓰기

모든 IT개발자가 일의 노예는 아니다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9.03 12:13

올해 들어 IT 개발자의 과중한 노동과 좋지 않은 처우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 동안 IT전문 미디어를 중심으로 전해졌던 이런 목소리가 일반 미디어까지 전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다음 아고라에 한 개발자가 쓴 글이 네티즌의 관심을 끌기도 했고, 한 금융계열IT업체 노동자가 과한 노동으로 폐의 일부를 잘라냈다는 소식이 들리는 등 문제가 확산되자 일반미디어들이 주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그 동안 저 역시 월화수목금금금으로 표현되는 이런 문제에 대해 많이 문제제기를 해 왔고,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런 점에서 일반 미디어가 IT개발자의 삶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그런데 최근에는 일반 미디어들이 IT개발자의 삶을 조명하면서 ‘지나치게 어두운 면만을 부각하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IT개발자는 일의 노예’ ‘IT가 죽음을 불러왔다’ 등등 극단적 표현과 사례들이 보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IT개발자들은 때로 자신의 현실을 과장되게 낮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스로를 3D를 넘어 4D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렵고(Difficult), 위험하고(Dangerous), 더러운(Dirty) 것을 넘어 꿈이 없다(Dreamless)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는 IT개발자나 업계 사람들이 스스로를 자조하는 말일 뿐입니다. 정말 그렇게 힘들고 꿈이 없는 게 아니라 힘들게 하고 있으니 관심을 가져달라는 하소연인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IT산업 종사자들은 여전히 꿈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하는 일에 자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예를 들어 제가 아는 한 분은 언론 인터뷰에서 “IT 신3D 업종”이라거나 “월급 66만원을 받는 이사가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분야에서 일하시는 이 분은 제가 알기로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열정적으로 하고 있고, IT를 사랑하는 분입니다. 많은 IT종사자들이 이런 식으로 표현합니다. 자신은 즐겁게 일하고 있으면서 “IT는 괴롭다”고 말합니다. 그 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던 IT개발자들의 내면에 “우리 힘들다. 우리 좀 지켜봐 달라”는 인정의 욕구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이 말들을 곧이곧대로 다 보도할 경우 IT산업을 왜곡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보도들에 등장하는 표현들은 오히려 IT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IT개발자는 일의 노예’라는 보도를 접한 청소년이나 대학생이 IT개발자를 꿈꾸겠습니까. 결국 IT업계 스스로의 하소연이 오히려 자신에게 부정적인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잘못된 부분을 고쳐야 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혹시 이 같은 보도들이 IT산업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어린 학생들에게 ‘IT개발자는 안 좋은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줄까 우려가 됩니다. 열악한 조건과 과중한 업무량으로 고통받는 IT개발자(SI업종을 중심으로)도 있지만, IT를 사랑하고 즐기면서 일하고 있는 행복한 IT개발자도 분명히 있다는 사실이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쓰기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미국에서만 써라?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8.18 17:52

오늘 흥미로운 서비스를 소개받았습니다.  ‘클라우드 슬루쓰’라는 웹 사이트입니다. 이 사이트는 애플리케이션 성능 관리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컴퓨웨어’가 만든 무료 서비스로, 각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의 품질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클라우드 쓸루쓰에 접속하면 MS의 윈도 애저, 구글의 앱 엔진, 아마존 EC2 등 유명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용성 및 응답시간이 한 눈에 보입니다.  컴퓨웨어는 이 서비스를 위해 각 클라우드에 자사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올려놓고 이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때의 성능을 측정해 실시간으로 공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30개국에서 클라우드에 접속했을 때 지역마다 어떤 서비스 품질을 보이는지 개별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합니다.그런데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의 품질을 한 눈에 살펴보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미국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응답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려 사실상 이용불가능한 수준입니다.위 이미지는 MS 윈도 애저의 응답시간을 한 눈에 나타낸 것입니다. 초록색은 3초 이내에 응답하는 지역이고, 노란색은 3~6초 사이에 응답하는 곳입니다. 빨간색은 서비스 접속에 6초가 넘게 걸리는 지역입니다.미국의 동부라인은 대부분 서비스 품질이 좋고 미국 서부는 중간 정도의 서비스 품질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남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모두 6초 이상 걸리는군요구체적으로 보면 유럽은 빨간색이더라도 그나마 좀 나은 편입니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은 최악 수준입니다. 일본 도쿄의 경우 11.6초 걸렸고, 호주 시드니는 14.1초 걸렸습니다. 중국 베이징은 무려 19.8초나 걸려 사실상 이용 불가능한 수준입니다.이는 MS 윈도 애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MS 윈도 애저는 그나마 비교된 10여개의 클라우드 서비스 중에서 평균 응답시간이 가장 빨랐습니다. 아마존 EC2의 경우 도쿄에서 11.35초, 시드니 17,9초  베이징에서 24.9초가 걸렸습니다.구글 앱 엔진은 도쿄에서 5.96초가 걸려 겨우 노란색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베이징의 경우 88초나 걸렸습니다. 이는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이처럼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서비스 응답속도가 늦은 것은 이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 센터가 미국에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물리적으로 먼 곳에 있는 서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늦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하지만 이들 클라우드 서비스는 미국 국내용 서비스가 아닙니다. 전 세계  기업들이 이용하는 서비스입니다. 서비스 이용 시간이 5초를 넘어가면 사용자들은 참지 못합니다. 업무 생산성도 대폭 감소합니다. 과연 이 같은 불편함을 감수할 기업이 있을까요?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클라우드 서비스는 글로벌 서비스보다는 지역내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 쓰기

오라클의 구글 상대 특허 소송, 어떻게 볼 것인가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8.16 16:27

지난 주 오라클이 구글을 상대로 특허 및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개발하면서 자바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라클측은 "안드로이드가 직접적이고 반복적으로 자바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적절한 피해보상을 위해 대응책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이번에 문제가 된 구글 안드로이드의 기술은 ‘달빅’이라는 가상머신(VM)입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자바로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도록 하면서도 앱 구동을 위한 런타임은 자바가상머신(JVM)이 아닌 ‘달빅’이라는 독자적인 VM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왜 굳이 JVM이 아닌 독자적인 VM을 사용했을까요? 이는 라이선스 비용을 아끼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썬은 모바일에서 사용되는 자바 플랫폼인 자바 ME를 오픈소스화 하긴 했지만, 이를 단말기에 탑재하는 라이선스까지 무료로 한 것은 아닙니다.이 때문에 구글은 썬에 라이선스를 지불하지 않기 위해 독자적인 VM을 개발했고, 이것이 달빅입니다.그런데 오라클의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한 구글의 태도가 다소 이상합니다. 보통 이런 경우 “오라클의 특허 및 저작권 위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법적 대응하겠다”고 맞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구글은 오라클의 저작권 침해 주장에 대해 “저작권 침해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지 않고  “실망스럽다”는 다소 의외의 논평을 내 놓았습니다. 구글은 “오라클이 구글과 오픈소스 자바 커뮤니티에 터무니 없는 소송을 제기하고 공격에 나선 것에 큰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구글은 자바와 같은 오픈소스 표준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저작권은 침해한 것은 사실이지만,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라클이 소송을 걸어서 실망했다는 이야기 일까요? 저작권에 대해 “표준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논평도 다소 엉뚱합니다.구글은 왜 이런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요?사실 업계에서는 오라클의 소송에 대해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달빅이 자바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기 위한 런타임인 이상 썬의 특허를 어느 정도 이용했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많은 기술을 보유하고도 이를 매출로 전환시키는 기술이 부족했던 썬과 달리 오라클은 돈 버는 데는 귀재인 회사입니다. 오라클이 자사의 특허가 무단으로 사용되는 광경을 그냥 보고 있을 리 만무한 것이 사실입니다.자바의 아버지라 불리는 ‘제임스 고슬링’ 전 썬 CTO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썬과 오라클의 통합 회의에서 오라클은 특허 상황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면서 “오라클 변호사의 눈이 반짝이는 것을 느꼈다”고 썼습니다. 그도 이미 이 같은 소송을 예견했다는 이야기입니다.그런데 이번 소송이 남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당장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업체들에 불똥이 튈 수도 있습니다. 오라클이 특허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단말기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하기 위해서는 오라클에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과거 위피 의무화 시절, 썬마이크로시스템이 위피에 포함된 자바 기술에 대한 로열티를 일방적으로 인상해 논란이 된 적도 있습니다.자바 로열티에 대한 오라클의 공세가 앞으로 이어질 것인지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썬은 자바를 개발해 냈지만, 이를 통해 돈을 벌지는 못했습니다. 자바 기술의 중립적 관리자로 남아있었던 것입니다. 썬의 이런 태도가 현재의 자바를 발전시킨 원동력이 됐습니다. 썬이 자바에 대한 소유권을 강하게 주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IBM 등 다른 회사들도 자바 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그러나 오라클 아래서는 달라질 것입니다. 오라클은 분명히 자바를 통해 현금을 만들 방안을 계속 찾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라클이 앞으로 자바와 관련해 어떤 행보를 취할 지 주목됩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