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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과열경쟁 ‘막장’까지 왔나?

윤상호 기자의 DIGITAL CULTURE 10.05.26 17:26

- KT, 고객사 정보 훔치다 ‘덜미’…과열경쟁 구도 바꿔야‘이전투구(泥田鬪狗)’라는 말이 있습니다.자기의 이익을 위해 또는 명분이 서지 않는 일로 진흙탕 속에서 싸우는 개들처럼 볼썽사납게 다투는 모습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는 사자성어입니다. 조선의 개국공신인 정도전이 태조 이성계에게 전국 8도 사람들을 평했던 내용에서 유래했습니다.통신시장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 25일 SK브로드밴드는 보도자료를 통해 KT를 형사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KT 직원이 SK브로드밴드 사용자의 전화번호를 빼내다는 현장을 적발했기 때문이지요. KT 직원은 공용공간에 설치된 경쟁사의 통신장비에 직접 연결해 번호를 수집하다가 덜미를 잡혔다는 것이 SK브로드밴드의 주장입니다. 이런 사례가 들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건 정말 도청 등을 위해 흥신소 등에서 하는 행위입니다.그런데 현장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 해 왔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입니다. 이렇게 입수한 전화번호는 자사의 데이터베이스와 맞춰보는 과정을 거쳐 마케팅에 활용됩니다. 사용자가 이용하지 않는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홍보합니다. 그동안 쉬쉬해왔던 관행이라는 설명이지요. 맞춤형 마케팅도 이런 마케팅이 없습니다. 그동안 궁금했던 통신사들이 나의 통신 가입 현황을 어떻게 이렇게 잘 알고 있을까에 대한 해답이 이런 곳에 있었습니다.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기사를 작성한 날 오후에는 SK브로드밴드 마케팅 전화를 받았습니다. 저희 집은 KT 유선전화를 초고속인터넷은 SK브로드밴드를 쓰고 있습니다. KT 집전화를 SK브로드밴드 집전화로 바꾸라는 전화였습니다. 제가 KT 집전화를 쓰는지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 KT 집전화를 쓰는 사람이 많아서 그냥 한 소리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본사에서 전화하는 것 맞냐고 물어보니 맞다고 합니다. 그럼 본사 소재지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니 통화가 끊겼습니다. 웃기는 일이죠.이번 고발의 배경에는 1분기 초고속인터넷 시장 상황이 숨어있습니다. 지난 1분기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는 ▲KT는 13만7389명 ▲LG텔레콤은 6만5548명 ▲SK브로드밴드는 3만2244명의 가입자가 증가했습니다. KT가 1위 SK브로드밴드가 꼴찌입니다. 전년동기에 비해 KT는 480%가 늘었고 SK브로드밴드는 77%가 감소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로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사실 이런 고소고발 문제를 보도자료까지 만들어 알리는 것도 이례적입니다.통신사들은 막대한 과징금을 물고서도 반복해서 문제를 일으킵니다. 재발 방지 약속은 그때뿐입니다. 포화된 시장에서 이익을 늘리려니 경쟁사의 고객을 빼앗아 오는 수밖에 없어서지요. 잊을만하면 한 건씩 대형 사고가 터집니다. 이번에는 갑의 입장인 SK브로드밴드도 고객정보를 이용해 불법 텔레마케팅을 해 처벌을 받은 바 있지요. SK텔레콤은 예전에 KTF의 중계기를 손상시켜 통화 불통 상태를 만들었다가 들켜 체면을 구겼었죠. 똥 묻은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라는 소리입니다.이제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때입니다. 업계 전체가 몸에 묻은 더러운 것들을 털고 공정 경쟁, 서비스 경쟁의 틀을 짜야 합니다. 돌아가면서 불법 탈법을 저지르면서 어떻게 상대편에게 공정 경쟁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