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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어떻게 MWC 주인공이 되었나

디바이스세상 15.03.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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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5’가 폐막했다. 올해도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모바일 업계 현재와 미래를 궁금해 하는 이와 기회를 잡으려는 이로 북적였다. 행사를 주최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200개국 9만3000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역대 최다다.

취재를 위해 이곳을 방문한 것도 5년째다. 그동안 MWC는 많은 변화를 거쳤다. 올해로 바르셀로나에 자리를 잡은지 10년이다. 행사장은 피라 몬주익(12만평방미터)에서 피라 그란비아(24만평방미터)로 2배 커졌다. 피라 몬주익은 올해부터 스타트업의 보금자리로 다시 재활용한다. 행사 규모가 최근 5년 새 3배 이상 커진 셈이다. 모바일이 급성장한 것과 무관치 않다. MWC 확장과 더불어 급속히 세를 불리고 있는 또 한 곳은 ‘중국’이다.

전체 관람객의 출입증의 목걸이엔 화웨이의 이름과 로고가 박혀있다. 화웨이가 메인 스폰서를 맡으며 차지한 자리다. 참가 기업 대부분이 첫 날 이를 교체하는데 공을 들인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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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이 모인 홀3의 전시관의 제일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중국이다. MWC 전시관 계약은 보통 전 행사 때 끝이 난다. 기존 업체에 우선권을 준다. 올해 홀3에 새로 이름을 올린 기업은 AT&T와 아카마이뿐이다. AT&T는 GSMA 전시관 절반을 아카마이는 브로드컴 전시관 절반을 차지했다. 그만큼 GSMA 공동 전시관과 브로드컴 전시관은 줄었다. 전시관은 한 번 밀려나면 돌아오기 어렵다. 업계 사정과 다르지 않다.

중국은 ▲차이나모바일(572평방미터) ▲ZTE(1501.56평방미터) ▲화웨이(792평방미터) ▲레노버(792평방미터) 등 4개사가 둥지를 틀었다. 홍3 단일 전시관은 삼성전자가 가장 크지만 삼성전자 전시관은 ZTE와 화웨이를 마주보고 있어 그런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화웨이는 홀1에 폐쇄형 전시관 3860평방미터와 이곳과 연결된 휴식 및 비즈니스 공간 1993.3평방미터도 갖고 있다. 삼성전자의 네트워크전시관(342평방미터)과 반도체전시관(400평방미터)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전시관(322평방미터)까지 합쳐도 화웨이 규모를 당할 수 없다.

전시 수준도 상당히 세련돼졌다. 화웨이 ZTE 레노버는 짝퉁이라고 무시할 수준의 업체가 아니다. 행사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샤오미까지 세계 3위권을 노리는 업체다. 세계 3위를 노리려면 남의 것을 베끼기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 5년 MWC를 통해 화웨이가 보여준 모습이 좋은 사례다.

화웨이는 모바일 업체 중 삼성전자와 함께 ‘휴대폰+칩셋+통신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유이(有二)한 회사다. 애플 삼성전자처럼 퀄컴에 의존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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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화웨이는 ‘우리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만든다’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이것저것 ‘삼성전자LG전자가 하는 것은 우리도 다 할 수 있다’를 보여주는 전시관을 꾸몄다. 전시관은 촌스러웠지만 올해 KT 전시관 수준은 됐다.

<관련기사:[MWC2011] 중국 업체, 스마트폰·태블릿 ‘러시’…시장 판도 흔드나>http://www.ddaily.co.kr/news/article.html?no=74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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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자체 제작한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넣은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 업체는 삼성전자가 아니다. 화웨이다. MWC2012에서 ‘어센드D 쿼드’를 공개했다. 이후 선보인 삼성전자 ‘갤럭시S3’에 별다른 성과는 내지 못했지만 중국이 기술 선도 업체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당연히 세계 최초 쿼드코어 10인치 태블릿 공개 명예도 화웨이 것이 됐다. ‘미디어패드 10 FHD’로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관련기사: 누가 이를 ‘듣보잡’이라 하나…화웨이, MWC서 주목받은 이유는?>http://www.ddaily.co.kr/news/article.html?no=88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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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화웨이는 홈클라우드와 사용자환경(UI) 개선 등 제품 이상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회사라는 이미지 심기에 주력했다. 파이어폭스와 타이젠 등 탈구글 생태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비즈니스 전시관 즉 홀1의 폐쇄형 전시관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간 것도 이해다. 볼거리를 따라잡기 위해 애썼던 예년과 달리 우리 것을 보고 싶으면 따로 신청을 하라는 자신감이다.

<관련기사: [MWC2013 ]‘삼성이 하는 것 우리도’…ZTE·화웨이·HTC 전방위 공세>http://www.ddaily.co.kr/news/article.html?no=10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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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화웨이는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를 개최해 ‘세계 3위’라는 목표를 전 세계 시장에 공개했다. 스마트밴드로 입는(wearable, 웨어러블)기기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시장에 롱텀에볼루션(LTE) 통신 장비를 공급하며 선진시장 진출 교두보도 마련했다. ‘값싼 제품이 아닌 비싼 제품도 잘 만드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마케팅 강화에 힘을 썼다. 영국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전광판 광고 등 지난 한 해 유럽에서 화웨이 광고를 보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됐다. 그래서일까. 화웨이는 올해부터 출입증 로고 자리는 사우디 통신사 STC에 내줬다.

<관련기사: [MWC2014] 화웨이, “스마트폰 3등, 우리 것…모바일 세상 중심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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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스마트시계 분야서 LG전자와 더불어 화웨이가 인기를 끌었다. 화웨이는 첫 스마트시계 ‘화웨이워치’를 미리 초청한 사람에게만 공개했다. 그래도 전시관은 이제 글로벌 유수 업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화려해지고 집중도가 높아졌다. 스마트폰은 이미 발표한 제품뿐이었지만 체험 기회를 잡으려는 사람으로 넘쳤다. 국내 업계 관계자 대부분 가 볼만한 전시관으로 화웨이 폐쇄형 전시관(홀1)을 꼽았다. 일반인도 관계자도 화웨이에 빠졌다.

국내 제조사 관계자는 중국 업체에 대해 “디자인까지 중국 업체가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이제 제조 능력으로만 보면 국내 업체와 2~3개월 정도 격차 밖에 나지 않는다”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다만 “그러나 서비스 등에선 아직 세계 시장에서 겨루기는 부족해 보인다”며 전 세계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서비스 경쟁력으로 중국과 승부를 해야 할 시기가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서비스 경쟁력은 삼성전자 LG전자 역시 미흡한 영역이다.

이는 비단 화웨이만이 아니다. ZTE도 올해는 전시관을 2개로 분할했다. 개방형과 폐쇄형 모두 인기였다. 레노버는 모토로라 인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모바일 업계 최고 권위상인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에서 레노버는 모토로라를 통해 최고 저가 스마트폰(Best Low Cost Smartphone)상과 최고 입는 기기(Best Wearable Mobile Technology)상 2개를 수상했다. 차이나모바일과 협업을 하려는 통신사와 장비사는 줄을 섰다. 국내 통신 3사 가입자와 장비 구매량 모두를 합쳐도 차이나모바일 1곳을 이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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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도전에 맞서 삼성전자는 세계 1위 LG전자는 세계 3위를 지킬 수 있을까. SK텔레콤 KT는 GSMA 이사회 자리를 유지하고 전 세계 통신 기술 리더십을 가져갈 수 있을까. LG유플러스는 화웨이의 전략적 파트너로 우위에 계속 있을 수 있을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최소한 GSMA의 판단은 그렇다. GSMA는 지난 2014년부터 중국 상하이에서도 MWC를 연다. 지난 2012년과 2013년은 ‘모바일아시아엑스포(MAE)’라는 이름을 썼다. 중국보다 한국에 모바일의 미래가 있다고 봤다면 이 행사는 상하이가 아닌 서울에서 열었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삼성전자에게 신제품 발표를 요청하고 KT에 기조연설을 부탁하지만 이 기간이 얼마나 이어질지 누구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