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메모리 반도체 기술 어디까지 왔나

4차 산업혁명 16.09.28 07:15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자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는 3차 산업혁명을 이끈 가장 큰 원동력 가운데 하나다. 정보통신기술(ICT)의 기본이 되면서 4차 산업혁명에서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전과 달리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기도 하다. 대표적인 것이 인텔 창업자 고든 무어의 ‘무어의 법칙’이지만 미세공정의 한계로 전혀 다른 형태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물론 무어의 법칙이 단순히 중앙처리장치(CPU)에만 적용되는 법칙이 아니라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D램, 낸드플래시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전 세계적으로도 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위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기사순서
① 메모리 반도체 기술 어디까지 왔나
② 차세대 메모리, 준비 상황은?
③ 4차 산업혁명 시대,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반도체의 미래는 어떻게 그려질까. 얼마나 반도체 시대가 지속될지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적어도 1세대, 그러니까 30년 정도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예컨대 내연기관이 처음 개발된 것이 1886년이라는 점과 지금까지 꾸준한 성능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비추어봤을 때 반도체는 앞으로 꾸준히 활용될 가능성이 더 높다. 물론 최근 내연기관이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전기, 수소연료전지 등에 조금씩 자리를 내주고 있다지만 전반적인 활용도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반도체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웨이퍼에 빛을 뿌려 회로를 그리는 포토 리소그래피(Photo Lithography)라 부르는 노광(露光) 공정의 발전이 더디면서 미세공정이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도입할 수 있는 기술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발전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 전통적인 CMOS(Complementary Metal-Oxide Semiconductor) 공정을 대체할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와 같이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터널링 펫(TFET)’, ‘강유전체 펫(FeFET)’,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 등만 봐도 그렇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에는 이미 신기술이 대거 접목되고 있는 상태다. 대표적인 것이 평면(2D)가 아닌 입체(3D) 설계가 적용된 낸드플래시다. 잘 알려진 것처럼 3D 낸드플래시는 기억 소자인 ‘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개념이다. 관련 제품을 가장 먼저 상용화한 삼성전자는 ‘3D 원통형 CTF(3D Charge Trap Flash) 셀 구조’와 ‘3D 수직적층 공정’ 기술을 접목시켰다. 그동안 회로를 미세하게 그려 반도체 성능을 높여왔다면, 이제는 고층빌딩처럼 쌓아올리는 방식을 택했다고 이해하면 된다.

지금까지 양산된 낸드플래시는 게이트에 전하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40여 년 전 개발된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 구조를 적용했다. 그러나 최근 10나노급 공정 도입으로 셀 사이의 간격이 대폭 좁아져 전자가 누설되는 간섭 현상이 심화되는 등 미세화 기술은 물리적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 흥미롭게도 인텔은 플로팅게이트(Floating Gate, FG) 사용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D 원통형 CTF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가 관건이다.

이론적으로 CTF보다 훨씬 먼저 사용되기 시작한 FG는 시장에 충분한 검증을 받았다. CTF는 부도체에 전하를 저장토록 함으로써 셀과 셀 사이의 간섭 현상을 줄이고 간격을 좁힐 수 있다. 다만 셀을 묶은 어레이를 제어하기 위한 컨트롤 회로를 주변에 반드시 수평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FG는 셀 아래쪽에 배치할 수 있어 그만큼 비용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D램은 주메모리, 낸드플래시는 보조저장장치로 많이 쓰고 있다. 개발된 목적이 다르다보니 서로의 장단점도 명확하다. D램은 주메모리로 쓰이는 만큼 중앙처리장치(CPU)를 보조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다. 대신 전기가 끊기면 저장된 데이터도 사라진다. 낸드플래시의 속도는 D램과 비교하면 어른과 아이의 비교하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느리다. 대신 전기가 없어도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는 이 두 가지 성격을 모두 지원하는데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텔과 마이크론이 공동으로 개발한 ‘3D X(크로스) 포인트’다. 당초 발표할 때만 하더라도 낸드플래시와 비교해 1000배 더 빠르고 수명이 길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정식으로 시장에 선보인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어려우나 적어도 낸드플래시보다는 성능이 높으나 D램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많다. 가격도 낸드플래시나 D램보다는 비쌀 것으로 보이므로 당분간은 엔터프라이즈와 같은 기업용 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응답속도에 있어서는 기존 제품보다 월등히 높아서 상당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앞으로의 메모리 반도체는 3D와 같은 적층 구조, 그리고 D램과 낸드플래시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 제품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P램이나 F램 등도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발맞춰 활용처가 지금보다 더 넓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바야흐로 메모리 반도체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게 된 셈이다.

[이수환기자 블로그=기술로 보는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