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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LGU+ 실적으로 본 제조사의 단말기법 반대 이유

디바이스세상 13.12.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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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계류 중인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보조금 규제법 또는 단말기 유통법)안에 대해 제조사가 입법 반대 또는 무력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 법은 ▲가입유형·요금제·거주지 등에 따른 보조금 차별 금지 ▲보조금 지급 요건 및 내용 공시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특정 요금제 및 부가서비스 강요시 계약 효력 무효화 ▲보조금 미지급시 상당액 요금할인 제공 ▲제조사 장려금 조사 및 규제 도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소비자가 원치 않는 요금제에 가입하면 이를 무효화 할 수 있고 통신사 보조금과 제조사 장려금이 어떤 제품에 얼마나 주어지는지 알고 단말기를 살 수 있다. 보조금을 받지 않으면 그만큼 요금할인을 받는다. 정부도 통신사도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도 대리점도 소비자도 찬성이다.

제조사는 구구절절 반대 이유를 늘어놓고 있지만 속내는 하나다. 이를 엿볼 수 있는 자료는 LG전자와 LG유플러스의 실적자료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계열회사여서 각사 영업거래를 공시해야 한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와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1조1억원의 매입과 22억원의 매출 거래를 했다. LG유플러스가 사들인 상품은 일부 인터넷TV(IPTV)용 셋톱박스도 있지만 대부분 스마트폰이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은 이 기간 전 세계에서 9조370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LG유플러스에서 올린 매출 비중이 10.7%다. LG전자는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전 세계에 총 5230만대 휴대폰을 공급했다. 올해 국내 휴대폰 시장 규모는 2000만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의 국내 점유율은 10% 중반. 3분기까지 공급량은 많아야 220만대 전후다. 전체 판매량의 5% 남짓이 국내 판매량이다.

LG유플러스는 국내 3위 통신사다. 단일 국가로 보면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은 미국과 중국 등이다. 상식적으로 보면 이들 국가에 위치한 통신사 거래 비중이 커야 한다. 하지만 LG전자 휴대폰 사업에서 다른 어떤 나라 통신사보다 LG유플러스 의존도가 높다. LG전자 전체로도 LG유플러스는 6대 매출처 중 하나다. 나머지 5대 매출처는 시어스 베스트바이 골드이란 홈데포 하이마트 등 가전 양판점이다. 국내 1위 통신사 SK텔레콤도 아니다. 국내 계열사에서 고가 단말기를 팔아 종잣돈을 만들고 해외에서 중저가 단말기를 팔아 몸집을 키운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는 삼성전자와 팬택도 비슷하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처럼 제조사와 통신사가 계열사로 묶여있지 않아 드러난 숫자가 없을 뿐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갤럭시노트3’의 출고가가 미국보다 29만원 고가라는 점과 국내 스마트폰 1대 판매당 26만5314원을 번다는 주장이 제기돼 곤혹을 치렀다. 팬택은 지난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임직원 30%를 구조조정했다. 팬택은 향후 국내 시장에서 월 20만대 정도 판매고를 올리면 생존에 문제가 없다한다. 그만큼 해외보다 국내가 이윤이 좋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법안이 통과되면 더 이상 국내 제조사가 국내 시장을 전적으로 좌우하기 힘들어진다. 장려금이나 독자 유통망이 없는 해외 제조사의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고가 단말기만 팔 수 없다. 중저가 단말기도 팔아야 한다. 고가 단말기 가격을 내려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연간 2000만대 안팎의 고가 단말기 시장의 파이가 작아지고 이를 더 많은 업체와 나눠 먹게 된다. 국내 시장 체질 개선은 이들에게는 재앙이다.

하지만 국내 제조사의 세계 시장 공략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소비자가 희생하는 구조가 합리적인 것일까. 국내 제조사가 성장하면 언젠가는 가계 통신비는 낮아지는 것일까. 삼성전자는 세계 1위 휴대폰 및 스마트폰 제조사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1분기부터 세계 휴대폰과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의 국내 휴대폰 가격은 달라진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