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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vs OTT…망중립성 7년, 인터넷 세상 어디로 가나

통신방송 17.11.26 13:11
‘망중립성’이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지난 2010년 이후 7년여만이다. 망중립성은 통신사가 데이터 종류와 양에 따라 속도와 비용에 차등을 두는 일을 금지하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폰 시대와 부상했다. 스마트폰 이전 일반폰은 망중립성 논의가 있을 여지가 없었다. 통신사가 정한 생태계에 통신사가 고른 콘텐츠만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콘텐츠 선택권을 통신사에서 소비자에게 넘겼다. 검색만 해도 네이버를 쓸지 카카오를 쓸지 구글을 쓸지 내가 고른다. OTT(Over The Top)를 모바일 시대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통신사는 생태계 주도자에서 네트워크 관리자로 추락했다. 4세대(4G) 이동통신 대중화는 이 흐름을 가속화했다. 네트워크 투자는 통신사가 하는데 네트워크를 통한 이익은 OTT 업체가 한다. 소비자는 통신사에 통신비를 낸다. 그러나 소비사는 통신의 대부분을 사실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쓴다. OTT는 무료로 포장했기 때문에 돈은 더 벌지만 욕은 통신사가 먹는다. 가계통신비 완화를 얘기할 때 통신사 책임은 말해도 OTT 책임은 말하지 않는다.

망중립성은 이 과정에서 긍정과 부정의 역할을 했다. 소비자 선택권 확대는 ‘긍정’ 비용과 무임승차 논란 심화는 ‘부정’이다.

통신사가 입맛에 맞는 OTT만 제대로 서비스하고 나머지는 불이익을 줬다면 OTT 르네상스는 오지 않았다. 진입장벽을 넘기 어렵다. 통신사 주도 일반폰 생태계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통신사는 통신사대로 억울해졌다. 소비자의 OTT서비스 사용량은 증가한다. 통신사 네트워크 투자비용은 늘어난다. 그렇다고 요금을 올리자니 반발이 만만치 않다. 네트워크 투자를 소홀히 하면 고객이 떠난다.

세계이동통신사연합회(GSMA)는 꾸준히 망중립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GSMA가 주관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는 대표적 자리. 매년 GSMA는 이곳에서 OTT의 무임승차를 막아야한다는 주장을 했다. 물론 2014년과 2015년 기조연설을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에게 맡기는 등 화해의 제스처도 보냈다. 그러나 올해 MWC2017은 달랐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SK텔레콤 박정호 대표는 “GSMA 이사회 등에서 OTT사업자가 생태계를 위해 이익을 나눠야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망중립성과는 다른 방향이다. 콘텐츠 업체나 단말기 제조사도 불만을 토로했다”라고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관련기사: [MWC2017] 손 안대고 코 푸는 구글…통신사·제조사 ‘부글부글>

망중립성 논의가 어디를 향하는지는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의 방향과 물려있다. 스마트폰은 요금제를 종량제에서 정액제로 바꿨다. 4세대(4G) 이동통신은 정액제에서 정액제와 종량제 혼합형으로 이끌었다. 망중립성 폐기는 새로운 요금제의 등장을 수반한다. OTT를 이용할 때마다 비용이 발생한다면 사용패턴 변화는 불가피하다. 제로레이팅 등 통신사와 OTT업체의 제휴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망중립성 논의에 불을 지핀 것도 불을 끄는 것도 미국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오는 12월 망중립성 폐기 여부를 표결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