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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프라이빗 장점만 모았다는 ‘온프레미스 클라우드’

통신방송 17.11.22 10:11
IT업계만큼 용어의 혼돈이 심한 곳도 없을 것입니다. 특히 클라우드 시대로 접어들면서 더 심해진 듯 합니다. 이번 포스팅의 주제인 ‘온프레미스 클라우드’도 마찬가지인데요. 

이 용어는 특히 상반되는 두 단어가 합쳐졌습니다. ‘온프레미스(on-premise)’는 ‘클라우드’와는 반대의 개념으로 자체적으로 보유한 데이터센터 혹은  전산실 서버에 직접 운영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때문에 클라우드 방식의 서비스를 ‘오프-프레미스(off-premise)’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온프레미스는 기업 인프라 구축의 일반적인 방식이지만, 서버나 네트워크 등 시스템 구매와 구축까지 최소 수개월 이상이 걸렸고, 자원의 활용도 측면에서도 비합리적인 측면이 많았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IT자원 혹은 소프트웨어(SW)를 빌려쓰고, 사용한 만큼 과금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가 뜨면서 온프레미스와 퍼블릭 클라우드는 전혀 상반된 개념으로 사용됐습니다.

그런데 클라우드 시장이 점차 성숙해지면서 보안이나 데이터 통제 등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생겨나면서 다시 클라우드와 같은(cloud-like) 기술을 접목해 기업 내부에 구축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이 생겨났지만, 이 역시도 온프레미스에 가까운 형태였습니다. 

물론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VPN으로 연결해 함께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도 부각되고 있습니다만, 최근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형태에 퍼블릭 클라우드의 장점인 임대형, 과금 모델이 접목되는 추세입니다.

이 트렌드에 부합하는 것이 바로 ‘온프레미스 클라우드’입니다. 현재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전통적인 IT인프라 벤더가 많습니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는 차별화되면서도, 자사의 기존 하드웨어(HW) 장비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망도 나쁘지 않습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내년까지 이같은 방식의 소비 모델은 기존 IT인프라 지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온프레미스 클라우드’ 모델을 먼저 시작한 대표적인 곳이 HPE와 오라클입니다. 오픈스택 기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던 HPE는 지난해 1월 이를 종료하고, 프라이빗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축에 주력해왔습니다. 이후 IT장비는 소유하지 않고 기존 데이터센터 내에 두되 과금은 사용한 만큼만 월 비용을 내는 ‘플렉서블 캐퍼시티(FC)’을 도입한 바 있습니다.

‘소유 대신 소비한다’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퍼블릭 클라우드의 장점인 민첩성과 경제성을 제공하면서도 온프레미스 IT의 통제권과 성능 등의 이점을 결합시켰다는 설명입니다. 쉬운 확장과 별도의 유지보수 계약 체결 없이도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실제 FC모델을 도입한 한양대의 경우, 이를 통해 약 65%의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HPE는 랙스페이스와의 협력해 ‘오픈스택 프라이빗 클라우드’라는 온프레미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서비스는 IT인프라를 기업의 데이터센터 혹은 코로케이션이나 랙스페이스의 데이터센터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랙스페이스 측은 “퍼블릭 클라우드와 비교해 최대 40%의 비용절감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는데요. 기업이 자원을 다른 사용자와 나눠쓰지 않는 싱글 테넌트 모델로 구동할 계획입니다.

오라클이 지난해 발표한 ‘클라우드 앳 커스터머(Cloud at Customer)’도 이와 흡사한 솔루션입니다. 오라클 엑사데이타와 같은 제품을 임대형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인데요. 즉, 오라클이 클라우드 구축에 필요한 장비를 대여해주고 원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 운영하고 서브스크립션(구독) 방식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형태입니다.

오라클 측은 “고객 방화벽 뒤에서 오라클 클라우드 솔루션 활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솔루션”이라며 “현재 운영 중인 애플리케이션을 오라클 클라우드 머신에서 돌릴 수도 있고, 고객이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하는데 있어 갖고 있던 여러 가지 제약사항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계약은 3년 단위로 체결돼 또 다른 벤더 락인(종속)이 우려되기도 합니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스택과 같은 어플라이언스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MS 애저’를 온프레미스 형태로 구축하는 형태입니다. 구글과 시스코도 최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협력을 맺고,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IBM의 경우 최근 기업 내부에서 클라우드 개발 환경(PaaS)을  ‘클라우드 프라이빗(IBM Cloud Private)’을 출시했습니다. 통제 가능한 사내 IT 인프라에서 컨테이너, 마이크로서비스, 오픈소스 등 클라우드 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IBM 측은 “금융권이나 헬스케어 부문과 같이 보안이 중시되는 산업에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백지영기자 블로그=데이터센터 트랜스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