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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라이벌’ 네이버·쿠팡의 OTT 정면승부

통신방송 21.03.05 14:03

요즘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두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네이버와 쿠팡이죠. 접근성 높은 검색 기반 플랫폼에 중소상공인(SME)들과의 상생 전략을 내세워 빠르게 몸집을 키운 네이버, 그리고 공격적인 물류 투자로 ‘로켓배송’이라는 빠른 배송 시스템을 정착시킨 쿠팡은 이제 둘이 합쳐 40조원 이상의 연간 거래액이 오가는 쇼핑 플랫폼 양강이 됐습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이커머스 1·2위를 다투는 두 기업 중 누가 주도권을 굳힐 것인가를 두고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중인데요.
 

이런 네이버와 쿠팡의 커머스 사업 전략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나가 바로 ‘멤버십’입니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비롯한 다양한 혜택을 담은 ‘와우 멤버십’을 지난 2018년 출시했고, 네이버도 네이버쇼핑 결제금액의 5% 적립과 함께 각종 디지털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선보였습니다. 두 멤버십 모두 할인폭이 제한적인 기존 멤버십 대비 유용한 혜택들을 갖춘 데다, 각각 월 2900원과 4900원이라는 저렴한 이용료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최근 네이버와 쿠팡은 이 멤버십 영역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확장하기 시작했는데요. 바로 어제,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첫 외부 제휴 콘텐츠로 CJ 계열 OTT ‘티빙’을 추가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죠. 이는 네이버와 CJ그룹이 서로 지분을 맞교환하는 혈맹 관계를 구축한 덕분입니다. 쿠팡도 지난해 12월 와우 멤버십 안에 자체 OTT인 ‘쿠팡플레이’를 출범하면서 OTT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유명한 쿠팡인 만큼 콘텐츠 투자 기대도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쇼핑 라이벌인 네이버와 쿠팡이 이렇게 OTT로 맞대결을 펼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양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쇼핑의 경계를 무너뜨린 구독 서비스로 이용자 락인 효과를 톡톡히 본 ‘아마존’ 모델을 벤치마킹한 것도 같습니다. 만년 적자 기업이었던 아마존은 지난 2004년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반등에 성공한 바 있는데요. 월 7.99달러만 내면 상품을 구매하고 이틀 안에 상품을 배송료 없이 받아볼 수 있다든가, 스트리밍 음악부터 비디오와 책 등을 구매하고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든가 하는 점이 네이버·쿠팡과 정말 닮아 있죠.
 

특히 OTT는 국내에서도 ‘구독료를 낸다’는 개념이 그리 낯설지 않은 흔치 않은 사업 모델입니다. 넷플릭스와 토종 OTT들이 활성화돼 있는 덕분에 이용자들의 월정액 유입 장벽이 낮고, 또 콘텐츠 특성상 한번 인기를 얻으면 이용자들의 호응이 아주 높기 때문에 단기간에 고객을 모으기가 쉽습니다. 쿠팡이 많은 투자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직접 OTT를 출시한 것도, 네이버가 CJ와 손잡고 티빙에 지분 투자를 하려는 것도 다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다만 네이버와 쿠팡도 운영 방식에 있어서는 조금 다른 결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앞에서 말했듯 쿠팡은 직접 OTT를 출시하면서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아직은 와우 멤버십의 한 부가서비스로만 운영하고 있지만, 쿠팡 스스로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단행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반면 네이버는 직접 구독형 OTT 사업을 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고 판단, 이미 전선에서 사업을 잘 영위하고 있는 티빙을 우군으로 맞았습니다. 추후 네이버의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과 CJ의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을 결합해 경쟁력을 확대하려는 구상도 읽힙니다.
 

이처럼 쿠팡의 OTT 선공에 네이버가 다시 맞대응을 하면서 양사간 서비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해 말 기준 쿠팡 와우 회원은 약 470만명, 그리고 네이버가 자체 멤버십 회원 약 250만명에 월간활성이용자(MAU) 241만명의 티빙과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경우 비등한 영향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도 네이버와 쿠팡의 정면대결이 기대되네요.
 

[권하영 기자 블로그=잇(IT)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