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전자 제조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본사 소속 국내 임직원 수는 10만9490명, 시설투자액은 총 38조 5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지에 생산라인을 갖추고 제품을 생산 중이다. 반도체는 물론 가전, 스마트폰 등 다양한 첨단 제조시설에 기반한 세계 1위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생산량은 물론 물동량 자체도 상당하다. 

첨단 제품을 설계, 제조하는 만큼 생산라인의 선진화도 누구보다 빠르게 이뤄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노하우 등을 국내 중소기업에 전수하는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물론 생산 프로세스에 대한 보안도 엄중하기 그지없다. 항상 최신, 최고의 기술을 가져다 쓴다. SW벤더의 기술이 부족하면 해당 SW기업과 협력해 공동의 결과물을 내기도 한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SW와 시설은 그 자체로 IT/SW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한다. 

실제 삼성전자가 선택한 SW와 서비스는 그 자체로 SW벤더에게 큰 홍보효과를 주기도 한다. 전사자원관리(ERP) 기업인 SAP 역시 삼성전자의 글로벌 ERP 사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의 발판을 다질 수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최근 진행된 SAP HANA기반 차세대 ERP 사업 역시 인메모리 DB 기반 클라우드 ERP의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대규모 IT시스템의 운영을 지원하고 있는 곳이 바로 삼성SDS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ERP 사업은 물론 SCM, CRM은 물론 대규모 물류까지 운영하고 있다. 대외사업의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지만 삼성SDS로선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측면에서 지원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업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삼성SDS가 최근 보안 분야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4월 개최된 1분기 IR행사에서도 보안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삼성SDS가 보안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삼성전자에도 보안의 중요성이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SDS는 지난 2월 산업설비에 대한 공격 등 주제를 바탕으로 사이버보안 7대 트렌드 발표하는 사이버시큐리티 2020을 개최하기도 했다.

삼성SDS 보안사업부장 서재일 전무는 지난 4월 IR행사를 통해 “삼성SDS는 폐쇄망으로 불려지는 산업망에 대한 보안위협을 미리 예측하기 위해 이스라엘 보안 업체에 투자도 했다. 자체적으로 개발 운영 중인 단말보안, 인증보안 사업을 그룹 내에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산업망, 즉 OT(Operation Technology, 운영 기술)에 대한 보안위협은 증가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 등 제조생산 업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도입이 기업의 경쟁력 상승에 기여하고 있지만 반대로 보안에 대한 위협도 높이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만큼 삼성전자로서도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생산라인의 보안 확보가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서 전무는 “생산망 센서가 연결되고 지능화되면서 사이버 공격이 진행 중이다. 최근 혼다자동차 랜섬웨어 공격 등이 대표적 예”라며 “삼성SDS는 망보안, 이스라엘 보안업체 투자를 바탕으로 한 디바이스 보안 등 솔루션 라인업을 모두 갖췄다. 설비보안 가시성 확보와 OT관제를 나서고 있으며 향후에는 OT보안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유틸리티, 자동차 보안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공급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생산력이 바로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시대에 생산망을 노린 사이버 공격의 징후는 증대되고 있다. 선제적으로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해 제조혁신에 나선 삼성전자가 이제 제조 프로세스에 대한 보안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해서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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