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IT시장에 대형 사업은 잘 보이지 않는다. 차세대시스템 사업이 꾸준히 나오긴 했지만 이른바 매머드급 사업은 없었다. 이 같은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차세대 사업에 대한 금융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경제여건도 좋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외교 갈등 등 대내외 금융시장이 안개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시장의 위축은 자연히 시스템 구축 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수발주 중심의 금융 IT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업체들은 힘들 수 밖에 없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잘한 사업이 명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IT업체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CEO들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여신 관련 시스템 사업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른바 3금융권에서 이러한 여신관련 사업이 계속 나올 전망이다. 특히 캐피탈 업계에서 사업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하나카드 여신시스템을 비롯해 도요타파이낸셜 등 여신 시스템 고도화 사업이 하반기 발주되고 있다. 

계정계 위주의 리노베이션과 맞물려 발주되고 있는 여신 관련 시스템은 특히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되 부담은 없는 사업을 위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앞서 정부가 발표한 금융혁신 비전에 기업여신 시스템 전면 혁신이 담겨있는 것도 금융 IT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기업여신 심사 시스템이 전면 개편돼 혁신 중소?중견기업에 앞으로 3년 동안 100조원의 자금이 공급된다. 코스닥 상장문턱을 미국 나스닥 수준으로 낮춰 3년간 바이오·4차 산업 분야 80개 기업의 상장을 추진한다. 또 정책금융을 통해 선제적으로 산업혁신을 지원, 17만 명의 고용창출이 이루어진다.
 
이는 은행의 여신대출 등 프로세스의 변화를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자연스럽게 리스크 관리 부분에 대한 사업 증가와 함께 기업 여신업무의 비대면채널 강화 사업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업은행이 이미 지난 1월 은행권 최초로 여신 이상거래탐지시스템 구축에 나섰으며 KB국민은행도 8월 기업여신시스템 고도화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기업 여신의 비대면 사업이다. 그동안 기업 인터넷 뱅킹 등 기업 대상 금융권의 서비스는 비대면채널 고도화가 개인 채널에 비해 더디게 진행됐다. 

오고가는 자금규모도 크거니와 거기에 따른 인증 문제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사안이 결부돼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 여신에 대한 편의성 확보가 요구되고 있어 앱을 중심으로 한 기업 여신 비대면 사업도 꾸준히 발주될 것으로 금융 IT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지만 의미있는 사업이 다수 발주될 것이다. 금액면에서 언론이나 업계의 주목을 받기 힘들지만 이러한 사업들이 현 금융 IT시장을 유지하는 원동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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