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4일) 2010년 첫 출근길.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까. 기상청도 예측 못한 "100년만에 내린 폭설"로 도로 곳곳에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마지막 보루였던 지하철조차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속을 태웠죠. 마치 6.25때 1.4후퇴를 방불케 할 만큼, 차를 버리고 걸어서 출근하는 분들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 모 기자의 경우,  새벽 6시에 서울 청량리 부근 집에서 자가용을 몰고 출근했으나 결국 여의도에 차를 대놓고  지하철을 탔다고 합니다. 가산디지털단지역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 무려 11시 10분이었습니다. 사실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날씨를 예측하는 것은 더욱 어렵게 됐지만, 결국 시민들의 분노는 기상청으로 쏟아졌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구축된 신형 슈퍼컴퓨터 3호기에까지 이같은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네티즌들은 "슈퍼컴으로 게임하냐. 비싼 슈퍼컴 구축하면 뭐하냐. 날씨 하나 제대로 못맞추는데...혈세 낭비 아니냐"며 기상청을 맹비난했습니다. 과연 빗나간 일기예보가 단지 슈퍼컴퓨터 때문일까요? 예전 디지털데일리에 게재됐던 기사 “슈퍼컴퓨터에게 화내지 마세요”에서도 볼 수 있듯 슈퍼컴은 단지 계산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일뿐입니다. 오히려 슈퍼컴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수치예보 모델과 예보관의 능력입니다. 수치예보모델은 일기 현상을 방정식으로 프로그래밍한 소프트웨어로, 기상청은 작년 550억원 규모의 슈퍼컴퓨터 3호기(기종은 크레이 베이커 시스템)를 새롭게 도입하면서 기존 2호기까지 사용했던 일본의 수치예보 모델을 과감히 버리고 세계 2위 수준인 영국기상청의 통합수치예보모델을 도입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1997년 처음으로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며 일본의 수치예보 모델을 들여와 사용해 왔으나, 첨단 관측자료나 지역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예보 정확도 향상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죠. 기상청의 이동일 수치모델 운영팀장에 따르면, 현재 충북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에 구축 중인 새로운 슈퍼컴 3호기는 총 3단계에 거쳐 도입되고 있습니다. 현재 1단계까지 구축된 상태며, 다음 달에 2단계, 3단계는 8~9월까지완료된다고 합니다. 하드웨어를 구축했다고 해도 그 위에 올라가는 소프트웨어 설치에는 많은 소요 시간이 걸리고, 그 이후에 사계절은 돌려봐야 그 성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즉, 당분간은 새로운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향후 5년 동안 운영될 슈퍼컴 3호기는 2호기보다 15배 이상 빠른 무려 340테라플롭스(Tflops, 1테라플롭스는 초당 1조번의 연산이 가능) 2대와 2PB의 하드디스크, 4PB의 백업장비, 전후처리시스템 등 부대장비로 구성되는 만큼, 향후 예보 정확도는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밖에도 2014년부터 는우리의 기술력으로 독자 개발한 모델을 시험운영하고 예보인력 관리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하니 한번 믿고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보다 국민들의 명칭 공모를 통해 '해온' '해담' '해빛'이라는 이쁜 애칭을 갖고 있는 기상청 슈퍼컴퓨터 3호기의 100% 성능 발휘로, 조만간 국민들의 신뢰도 다시 되찾길 바랍니다.댓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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