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게임 유통을 위한 판호(허가권) 이슈가 국정감사 이후로 재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이후 국내 게임에 대해 단 한건도 판호를 발급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정부도 공식 언급이 없는 ‘비공식 제재’입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도입에 따른 중국 공산당의 보복 조치로만 추측할 뿐입니다.

게임 판호가 해묵은 이슈이긴 하나 그동안 국회에서 이렇다 할 언급이 없고 정부도 움직임이 없다보니 게임업계에선 속앓이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재차 언급이 된 것이지요. 밋밋한 국감이었다고 하지만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인 조경태 의원이 판호 관련해 강하게 발언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조 의원은 중국의 판호 제재 사태로 국내 게임업계가 2조원에서 최대 4조원의 수출 피해를 입었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검토와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중국 게임의 국내 서비스 제한 등의 강력 대응을 주장했는데요.

게임업계에선 당연히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중국은 게임의 콘텐츠에 대한 고도의 현지화 없이도 큰 매출을 노릴 수 있는 기회의 땅입니다. 중국과 한국 이용자들은 게임 내에서 전투와 경쟁을 즐긴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각에선 중국 현지 게임의 시장 경쟁력이 날로 높아져 국내 게임이 들어간다 해도 예전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현실적인 지적을 내놓지만, 시장 진입 자체가 원천 차단된 것과 진입 시도라도 해 볼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넷마블의 경우 지난 2017년 리니지2레볼루션의 중국 시장 진입을 앞두고 판호를 받지 못해 분루를 삼켜야 했습니다. 업계도 리니지2레볼루션을 중국 시장에서 통할 고품질의 블록버스터급 게임으로 인정했지만, 눈앞의 떡이 된 것이지요. 

올해 하반기만 해도 카카오게임즈 ‘달빛조각사’에 넥슨의 ‘V4’,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등 내로라하는 업체에서 전략 타이틀을 내놨거나 곧 선보입니다. 중국 시장에서도 대박을 노려볼 만한 블록버스터급 게임입니다. 중국 시장에서 대형 성공은 국내 게임기업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중국 판호 제재는 국내 게임업계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 사안입니다. 우리 정부가 중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 수 있겠냐는 자포자기의 분위기도 감지되지만, 그렇다고 국회와 정부가 가만히 있어선 안 될 문제입니다.

조 의원은 “중국의 부당함을 지켜보고 있을 수 없다”며 25일 중국대사관 앞 1인 시위를 예고했습니다. 

물론 조 의원의 문제 제기에도 당장의 변화는 없을 전망입니다. 그러나 꾸준히 목소리가 나와야 판호 제재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도 잡을 수 있을 텐데요. 표심을 노린 국회의 목소리라도 꾸준히 나왔으면 한다는 게 업계 분위기입니다. 중국 판호 제재가 한철 이슈가 아닌 연중 이슈가 될지 주목됩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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