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게임 한류(韓流)가 시작된 것일까요. 최근 한국 게임이 국외 지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려옵니다.

10여년 전 한국 온라인게임이 중국 등 동남아 지역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시장에 안착한 뒤 게임 한류라고 부를만한 반응이 손에 꼽힐 정도였는데, 올해 들어 승전보라고 볼 만한 호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는 국내 게임 기업들이 좀처럼 뚫기 힘들었던 서구 시장에서 반응이 상당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서구 시장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세계 시장 전반에서 인기가 좋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난 27일엔 PC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배틀그라운드가 도타2를 꺾고 동시접속자 1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네요. 배틀그라운드는 정식 출시 전 얼리액세스 단계에서 8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불과 2~3개월전만해도 국내 이용자들은 배틀그라운드가 국내 개발사가 만든 게임인 것을 모르고 즐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PC패키지 게임의 경우 국내 게임이 전무하다고 봐도 될 정도로 신작이 없던 것이 이유인데요.

배틀그라운드의 국외 시장 반응이 기사화되고 여론의 관심도가 올라가보니 지금은 게이머들도 한국 게임인 것을 확실히 인지하는 분위기입니다. 커뮤니티를 보면 배틀그라운드를 응원하거나 힘을 실어주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네요.

게임이 국외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자 블루홀의 비상장주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7월초 10만원 초반대 주식이 8월말이 돼 40만원에 진입하더니 금세 50만원을 넘겨버렸습니다. 700만주 가량의 주식수에 주가 50만원을 곱하면 시가총액 3조50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컴투스와 NHN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섰습니다. 배틀그라운드의 국외 성과와 함께 주가가 얼마나 올라갈지도 함께 화제가 될 전망입니다.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은 일본 시장에서 승전보를 전해왔습니다. 

게임 출시 18시간만에 현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는데요. 비록 잠깐의 기록이긴 하나 일본산 게임이 아닌 외산 게임이 올라간 가장 높은 매출 순위를 달성했습니다. 이후 리니지2 레볼루션은 애플과 구글 앱마켓에서 각각 3위를 기록했다가 29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4위로 한계단 내려가는 등 현재 3~4위를 유지 중입니다.

이처럼 리니지2 레볼루션이 게임에 대해 까다로운 일본 이용자들을 만족시키자 증권가와 업계는 넷마블의 글로벌 진출에 기대를 거는 눈치입니다. 증권가에선 리니지2 레볼루션의 매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고 업계에선 넷마블의 퍼블리싱 능력에 점수를 줬습니다. 북미·유럽과 중국에서도 호성적을 거둘지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내달 코스닥 상장을 예정 중인 ‘검은사막’의 개발사 펄어비스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검은사막도 글로벌 성공 사례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국산 게임인데요. 수년간 주춤했던 한국 PC온라인게임의 흥행 명맥을 잇고 있는 대표작입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이라는 단일 게임으로 성공하고 기업공개(IPO)까지 진행합니다. 

이 경우 검은사막이 부침을 겪으면 회사까지 휘청이게 되는데요. 단일 매출원이라는 약점에 대해 회사 측은 ‘검은사막의 긴 라이프사이클’에 대한 자신감으로 답하고 있습니다. 10년 이상 가는 게임이라는 것인데요. 국외 진출 시 모든 지역에서 실패하지 않고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을 들어 향후 더 큰 성장을 일굴 것이라고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연내 모바일 버전, 내년과 내후년 신작 출시 성과에도 세간의 관심이 집중됩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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