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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게임 스타트업 엔픽셀의 신작 '그랑사가'와 '쿠키런'으로 한때 이름을 날렸던 데브시스터즈의 신작 '쿠키런: 킹덤'이 주인공인데요. 과거 다수의 중국산 게임들이 매출 톱10 순위를 채우다시피 했던 구도를 깨버렸기 때문입니다.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17일 현재 기준)에 따르면 그랑사가는 3위를 기록, 양강 체제를 유지 중인 엔씨소프트 리니지 형제를 턱밑에서 추격 중입니다. 쿠키런: 킹덤은 넷마블 '세븐나이츠2(4위)'에 이어 5위를 기록 중입니다. 중국산 게임들인 '기적의 검(6위)'과 '라이즈 오브 킹덤즈(7위)'는 톱5에서 밀려났습니다. 

3위를 기록 중인 그랑사가는 최근 보기 힘든 신규 지식재산권(IP)라는 것이 강점입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기존 IP를 활용한 게임들의 경쟁이 치열했었는데요.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다수의 국산 게임들이 IP 활용작이었습니다.

IP뿐만 아니라 잘 만든 게임이라면 성공할 수 있다는 본보기도 남겼습니다. 과거 인기였던 '세븐나이츠'의 개발진의 다수가 만든 게임이라는 점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라는 장르에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를 결합한 차별화가 이용자들의 니즈를 적중한 것이죠.

5위에 오른 쿠키런: 킹덤은 대중에게 친숙한 쿠키런 IP가 활용된 게임입니다. 출시 전 화려한 그래픽 등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게임과는 거리가 있다는 시선에 장기 흥행은 예상할 수 없었습니다. 또 IP 우려먹기라는 편견도 있었고요.

회사는 기존 쿠키런의 캐주얼 런게임 장르를 벗고, 캐릭터 수집형 RPG를 택하며 승부를 걸었습니다. 이에 맞는 게임성과 콘텐츠를 만들면서 차별화를 뒀죠. 결과는 좋았습니다. 앱마켓 리뷰 게시판에는 기대 이상으로 재밌다는 평가가 나왔죠. 친숙한 IP도 한몫했습니다. 회사 측도 출시 초반 상승세에 대해 기존 쿠키런 이용자들의 유입이 극대화된 것이라고 자평하기도 했습니다.

두 게임의 활약이 더욱 대단한 건 게임업계의 대목이라고 하는 설 연휴 이후에도 순위가 변동이 없다는 점입니다. 게임사의 규모와 상관없이 거의 모든 게임에서 대규모 설 이벤트를 통해 이용자 맞이에 나섰는데도 불구하고 순위가 떨어지지 않은 것이죠. 물론 두 게임도 업데이트와 이벤트로 승부를 봤고요.

업계에서의 평가도 좋습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게임사들의 기대작이나 중국산 게임들과의 경쟁에서 앞서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게임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이야기"라며 "출시 초반 반짝 활약에 멈추지 않고 명절 대목에도 순위를 유지 중인 것을 볼 때 충분히 장기 흥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건강한 게임 생태계 조성을 위해선 그랑사가와 쿠키런: 킹덤과 같은 게임이 많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대형 게임사일지라도 이들의 흥행 포인트를 참고해 새로운 게임을 내놓는 것도 필요할 것이고요. 두 게임의 활약을 단순한 현상으로 바라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정도영 기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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