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가치가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은 저마다 판매·소비하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소비자는 소비만 하고 그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닙니다. 모바일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찾아 소비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다른 사람들과 활발히 교환하며 또 다른 구매를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과거 온라인 쇼핑은 가격이나 스펙을 쉽게 비교하는 ‘이성의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점차 사람들끼리 교류를 하고 관계를 형성하며 ‘감성의 영역’으로도 발전한 것이죠. 커뮤니티와 커머스를 결합한 형태가 e커머스 성공모델 중 하나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령 무신사나 파우더룸은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커머스를 접붙인 사례로 현재 MZ세대들이 가장 즐겨찾는 사이트로 통하죠.

그런데 기존 e커머스 업체인 11번가 ‘동영상 리뷰’에서도 사람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는 아니지만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의미가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동영상 리뷰 서비스 ‘꾹꾹’ 은 11번가에서 상품을 구매한 뒤 상품 구매 후기를 다양한 내용의 영상으로 올릴 수 있는 기능입니다. 동영상 기반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즐겨쓰는 해시태그나 검색, 추천 등 기능도 있는데요. 올해 1~4월에 업로드 된 동영상 리뷰 수만 100만건, 일 평균 등록 동영상 리뷰 수는 약 1만8000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주목할만한 점은 소비자들이 영상 촬영과 편집에 공을 들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겁니다. 제품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하고 생생한 사용기를 자막까지 달아 영상을 만듭니다. 간편조리식품은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촬영해 ‘쿡방’ 영상을 제작하고요. 특히 반려동물 상품 리뷰 비중이 높다고 하는데요. 사진 리뷰로는 볼 수 없던 상품에 대한 반려동물 반응까지 담은 영상들이 인기를 끈다고 하네요. 이전과는 달리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징표이기도 합니다.

11번가 안에서 소비자들이 자발적 참여로 콘텐츠를 만들며 선순환을 이루는 것입니다. 11번가에 따르면 판매 상품에 동영상 리뷰가 1개 달렸을 때 평균 페이지조회수(PV)는 7300회, 5개가 등록되면 7만4000회로 10배 가까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고객들에게 상품 페이지가 최대한 많이 노출되길 원하는 판매자들에겐 더 없이 고마운 콘텐츠인 거죠. 또 소비자들의 진짜 리뷰이다보니 가 다른 구매자들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겠죠. 동영상 제작자는 시청자들의 ‘좋아요(꾹)’ 반응이나 댓글이 모일수록 재미를 느낄 듯 합니다.

이렇듯 커뮤니티 기능이 활성화됐을 때 기업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충성고객 확보입니다. 그 안에서 회원들이 대화 공감 반응 등 상호작용을 할수록 자발적으로 그 사이트에 진입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11번가 역시 동영상 리뷰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선 동영상 리뷰 제작자들에게 여러 동기부여를 줘야할 것 같습니다. 실제 11번가는 반응이 좋은 리뷰어들 대상으로 어떤 혜택을 줄지 고려 중이라고 하네요. 스크롤을 내릴 때마다 영상이 자동재생 되도록 만드는 기능은 흡사 SNS를 이용하고 있는 듯한 느낌도 줍니다.

사실 11번가는 다른 e커머스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뚜렷한 특징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오기도 했습니다. 가령 티몬은 타임딜, 쿠팡과 마켓컬리는 각각 로켓배송과 t샛별배송으로 소비자들에게 뚜렷한 이미지를 각인시켰는데요. 11번가는 다른 기업들과 적극적인 업무 제휴로 다른 경쟁사들이 진행하는 웬만한 서비스를 모두 갖추고 있음에도 뚜렷한 특색을 나타내지 못했던 겁니다. 무신사 등과 달리 커머스에서 커뮤니티로 순서는 바뀌었지만 이 서비스가 향후 11번가에 ‘특색’을 가져다줄지 주목됩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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