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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합할인·멤버십 다 갖췄다, 알뜰폰의 반격

통신방송 20.09.07 07:09

 

시들어가던 알뜰폰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로 얇아진 지갑 사정 때문일까요? 올해 들어 저렴한 알뜰폰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습니다. 물론 그저 싸다는 이유로 알뜰폰을 찾는 것 같진 않습니다. 최근에는 알뜰폰 업체들도 통신사 못지 않은 서비스와 혜택을 내놓으면서 도약을 준비하는 듯 합니다.
 

우선 지난 8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번호이동 통계를 보겠습니다. 알뜰폰은 통신3사로부터 1만명에 육박하는 9909명 가입자를 뺏어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올해 들어 최고치인데요. 한달새 반짝 상승도 아닙니다. 지난 7월에도 알뜰폰은 6967명 순증했고, 6월에도 5138명을 데려와 번호이동 시장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왜일까요? 일반적으로 알뜰폰을 통신사의 경쟁 상대로 보기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통신사는 통신사대로 최근 번호이동 시장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면서 큰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강력한 시장안정화 시그널에 과열 경쟁을 지양하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물론 알음알음 보조금 경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요.
 

하지만 알뜰폰의 상승세를 단순히 통신사간 경쟁 위축에 따른 결과라고만 해석할 순 없습니다. 과거에는 통신사와 알뜰폰을 찾는 고객층이 서로 달랐지만 이제는 조금씩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음성·문자 위주였던 알뜰폰이 100GB 이상 고용량 요금제와 최근에는 5G 요금제까지 내놓으며 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는 덕분입니다.
 

그럼에도 알뜰폰이 넘을 수 없었던 벽이 바로 결합할인과 멤버십 혜택이었는데요. 같은 회사의 인터넷·전화 요금제를 묶어 할인해주는 결합할인 상품, 편의점이나 영화관에서 쓸 수 있는 제휴 멤버십은 통신사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특히 결합상품이 주는 요금할인이 꽤 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알뜰폰으로 넘어가지 못했죠.
 

그런데 최근에는 알뜰폰도 갖출 건 다 갖추게 됐습니다. LG유플러스는 얼마 전 자사 망을 쓰는 알뜰폰에 가족결합 할인을 확대했는데요. 유플러스의 모바일·인터넷 서비스를 이용 중인 가족과 묶어 최대 1만3200원을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KT도 유무선 결합할인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곧 결합혜택은 더 다양해질 듯 합니다.
 

멤버십 시장으로도 영역을 확장 중입니다. KB국민은행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멤버십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GS25 등 편의점, 스타벅스 등 카페, 베이커리류 상점 등과 제휴를 검토하고 있는데요. 중소 알뜰폰 상생 차원에서 멤버십을 지원하는 U+알뜰폰 외에 단일 사업자로는 처음 선보이는 셈입니다.
 

고가 플래그십폰 수요를 끌어오기 위한 프로모션도 늘고 있습니다. 세종텔레콤 알뜰폰 ‘스노우맨’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 울트라 모델에 60만원 이상 공시지원금 프로모션을, 국민은행 리브엠은 아이폰11을 대상으로 카드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알뜰폰업체가 프리미엄폰에 지원금을 주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입니다.
 

이러한 덕분에 요즘에는 알뜰폰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뀐 듯 합니다. 과거에는 저가 요금제만 파는 ‘싼 폰’, 그래서 수험생들이나 어르신들이 주로 사용한다는 이미지가 있었죠. 그런데 요즘에는 알뜰폰도 젊어졌는지 2030 비중이 더 높습니다. 실제 주요 알뜰폰 업체의 30세 이하 가입자 비중은 40~50%대를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정부도 알뜰폰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요. 알뜰폰이 통신사에 지불하는 망 도매대가를 인하해 보다 저렴한 요금 설계를 돕는 한편, 알뜰폰 전용 할인카드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달 들어 알뜰폰 종합포털사이트 ‘알뜰폰 허브’를 개편했고, 오프라인 판매·홍보관인 ‘알뜰폰 스퀘어’도 준공될 예정으로 유통 활로도 개선했습니다.
 

이처럼 정부와 업계가 한목소리로 알뜰폰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는데요. 소비자 입장에서도 보다 저렴하고 다양한 요금제를 놓고 알뜰폰과 통신사가 좋은 상품을 경쟁하는 선순환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권하영 기자 블로그=잇(IT)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