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작부터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를 점령한 화두가 있습니다. 바로 ‘모빌리티(Mobility)’인데요.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와 관련된 기술개발이 한창입니다. 완성차업체와 전장·부품업체는 물론, 다양한 영역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둘러싼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율주행기술은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2020’에 이어,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입니다.
 

그 배경에는 5G가 있습니다. 초고속·초저지연 속성의 새로운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고 끊김 없이 주고받아야 하는 자율주행기술 고도화에 한몫한 것이죠. 자연스럽게, 5G를 주도하고 있는 국내 통신사들도 자율주행 서비스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장입니다. 인포테인먼트는 이름 그대로 주행 정보(Information)와 놀 거리(Entertainment)를 합한 시스템입니다.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되는 자율주행차 안에서는 영화나 게임을 더 자유롭게 즐길 수 있어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통신업계는 TV와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를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 카(In Car) 미디어’ 시대가 오는 셈이죠. 글로벌 전망도 같습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세계 IVI 시장이 올해 27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국내 통신사들도 발 빠르게 대응 중입니다. SK텔레콤은 지난 CES2020에서 ‘통합 IVI’를 처음 선보였습니다.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와 음악 스티리밍 ‘플로’ 등이 한꺼번에 탑재돼서 ‘통합’이 붙었습니다.
 

SK텔레콤은 중국 전기차업체 바이톤의 국내 출시 차량에 이 통합 IVI 서비스를 탑재할 예정입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BMW에도 곧 SK텔레콤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이 적용된다네요. 이 밖에도 다양한 업체들과 IVI 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T는 지난해 인공지능(AI) 서비스 기가지니를 탑재한 음성 제어형 ‘기가 IVI’를 출시했는데요. 마찬가지로 KT 원내비, 지니뮤직을 비롯한 11개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벤츠 MBUX와 르노삼성자동차 이지링크 등의 IVI 플랫폼에 적용하는 등 협력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아직 출시된 IVI 서비스가 없습니다. 현재 관련 플랫폼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같은 그룹 계열사 LG전자가 웹OS 오토 기반의 IVI 개발에 나서는 등 관련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향후 시너지가 기대됩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기존 이동통신 사업에서 벗어나 각종 신규 미디어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5G 기술 기반 자율주행 플랫폼과 서비스를 다지는 게 중요한 과제”라면서 “앞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 등과 더 많은 협업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권하영 기자 블로그=잇(IT)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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