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사이클 기대감에 반도체 협력사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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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가 호황입니다.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들은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여기저기서 반도체가 없다는 소리가 나옵니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물론 자동차, 스마트폰, TV 등 전 분야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완성차업체는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생산라인을 세울 정도입니다.

메모리 시장도 반등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서버 업체들의 수요가 줄면서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올해 들어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월 PC용 D램 DDR(Double Data Rate)4 8기가비트(Gb) 고정거래가격은 3달러입니다. 지난해 12월(2.85달러) 대비 5.26% 상승한 수준이죠. D램 가격이 오른 것은 무려 8개월 만입니다.

업황이 살아나자 협력사들도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반도체 제조사가 설비투자를 늘리면서 수혜를 입은 덕분입니다. 상장된 기업이 전년대비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가 30%(대규모 법인은 15%) 이상 변동 있으면 공시를 하는데요. 2020년에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된 업체들이 줄을 잇습니다.

▲유니셈(328억원) 36.60% ▲에이피티씨(296억원) 83.7% ▲테크윙(379억원) 55.3% ▲서플러스글로벌(154억원) 467.1% ▲하나머티리얼즈(530억원) 29.8% ▲한양이엔지(533억원) 59.8% 등은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약 30% 이상씩 올랐습니다. 이들 업체는 전방 산업의 상승세를 호성적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가스 정화와 온도 조절하는 장비가 주력인 유니셈과 반도체 웨이퍼 절단 장비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 등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ASML, 램리서치 등 글로벌 장비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ASML은 2020년 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률이 45% 증가했고 램리서치는 지난해 9~12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4% 올랐습니다. 극자외선(EUV)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ASML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죠.

램리서치는 지난해 전 세계 설비투자를 500억달러(약 56조원)로 추산했습니다. 올해는 최대 700억달러(약 7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와 여러 시장조사업체도 2021년 반도체 투자가 대규모로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실제로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는 30조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죠.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골고루 자금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올해부터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 시작된다는 예상이 이어졌기 때문이죠.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협력사들은 대부분 지난해보다 좋은 실적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고객사 일정에 맞춰 제품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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