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MWC19가 끝난지 한 달이 지났다. MWC19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이 화두였다. 행사장은 5G 물결이 넘실댔다.

한국 미국 통신사는 세계 최초 5G스마트폰 판매 경쟁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화웨이 LG전자 샤오미 등은 5G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오는 5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5G스마트폰 가입자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5G’를 출시한다. 세계 최초 상용화 선언(코리아5G데이)은 오는 8일 예정이다. 당초 예정했던 3월말 보다 늦었지만 세계 최초는 지켰다. 미국 버라이즌은 오는 11일 5G스마트폰 상용화를 시작한다. 모토로라 ‘Z3’ 스마트폰이 최초다. 갤럭시S10 5G와 Z3의 차이점은 5G 통신 기능이 폰 안에 있는지와 액세서리로 결합을 하는지다. 갤럭시S10 5G는 전자 Z3는 후자다.

 

여기까지만 보면 5G는 대세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현재 5G 상용화 경쟁 중인 통신사는 한국과 미국뿐이다. 유럽 일부, 일본, 중국 등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MWC19의 경우 도이치텔레콤과 보다폰은 적극적이었지만 오렌지는 소극적이다. NTT는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지만 일본의 5G는 2020년 이후다. 중국은 차이나모바일이 나왔지만 볼거리는 많지 않았다. 중국은 2020년 5G 예정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4세대(4G) 이동통신 시대 때 큰 교훈을 얻었다. 통신 세대 진화가 통신사에게 득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았다. 3세대(3G) 이동통신 때까지 통신사는 통신 생태계 왕이었다. 생태계 참여자는 통신사가 결정했다. 단말기, 콘텐츠, 시장 영역 등 통신사 손 위에 있었다. 4G는 스마트폰 대중화를 이끌었다. 4G와 스마트폰은 통신사에게 생태계 주도권을 빼앗았다. 통신사는 생태계 구성원 중 하나로 전락했다. 네트워크 공급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새로운 세상의 사업 기회를 만드는데 실패했다. ▲음성통화 ▲문자메시지 등 기존 수익원까지 잃었다. 판은 통신사가 깔았는데 돈은 딴 놈이 번다. 5G도 이러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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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MWC19에서 앞서 언급한 통신사 외 통신사는 대부분 5G를 전면에 내세우기는 했지만 뚜렷한 서비스도 계획도 밝히지 않았다. 투자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과 무엇으로 돈을 벌 수 있는지 알리는데 힘을 쏟은 곳은 통신장비 업체다. 미국 정부가 제기한 화웨이 보안 우려가 사그라진 것도 MWC19다. 미국 통신사를 뺀 나머지 통신사가 화웨이를 가격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길 원했다. 화웨이가 없으면 에릭슨 노키아 삼성전자 등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보안 우려를 이겼다. GSMA는 장비 선택에 정치 논리를 배제해야 한다는 서한을 발신해 미국 통신사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 온도차는 상당기간 지속할 전망이다. 아직 4G 전국망이 없는 국가도 많다. 4G를 구축했어도 품질은 제각각이다. 로밍 서비스를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잘 아는 내용이다. 통신사 입장에선 확실한 돈 벌이 사례가 나오지 않는 한 앞서갈 이유가 없다.

 

한국과 미국은 조금 다르다. 한국은 국토가 작아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덜 든다. 통신사 체질 변화와 5G테스트베드로 생길 기회를 잡기로 했다. 미국은 유선망 고도화에 5G를 쓴 사례다. 5G 무선통신(FWA: Fixed Wireless Access)으로 시작했다. 기가인터넷을 무선으로 제공한다. 미국은 국토가 넓어 유선인터넷을 방방곡곡 매설하기 쉽지 않다. 5G이동통신은 연장선이다. 한국과 미국 통신사가 5G로 어떤 결과를 얻는지가 세계 확산 시점을 좌우할 전망이다. 결과가 좋으면 더 빨리 결과가 나쁘면 더 늦게 5G 세상이 온다. ‘MWC20’은 이 방향성을 살필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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