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이번 설 연휴 인천국제공항은 일평균 역대 최고 이용객 수를 경신했다.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이용객은 하루 평균 20만3719명을 기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는 5077만명. 해외 여행도 스마트폰이 필수다. 스마트폰 대신 여행책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관광지 ▲맛집 ▲지도 ▲교통수단 스마트폰 하나면 충분하다.

스마트폰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데이터 통신을 사용해야 한다. 무선랜(WiFi, 와이파이)가 되는 곳을 찾아다니는 일은 보통일이 아니다. 아침에 숙소에서 검색을 철저히 해도 돌발상황은 생기기 마련이다. 로밍이 필요한 시점이다.

로밍은 통신사끼리 네트워크를 빌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료는 대게 상대방 가입자 이용률을 감안 사후정산한다. 네트워크 커버리지가 넓거나 가입자가 많은 통신사가 유리하다. 국내의 경우 전국 방방곡곡 지하까지 이동통신이 터지지 않는 곳이 없다. 해외 통신사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어느 통신사와 제휴해도 상관없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다르다. 가입자가 얼마나 로밍을 이용하는지 어떤 지역을 자주 방문하는지에 따라서 접근법이 달라진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로밍을 대하는 태도가 각각 다른 이유다.

‘로밍 요금은 비싸다’라는 인식이 강하다. 로밍 요금은 국내 통신사가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 상대방과 협상이 필요하다. 국내 가입자의 해외 방문 확률에 비해 해외 가입자 국내 방문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사가 불리하다. 국내 통신사의 불리함은 국내 가입자의 불리한 요금으로 이어진다.

SK텔레콤은 작년 ‘박리다매’로 전환했다. SK텔레콤은 일대일 협상이 아닌 다자간 협상의 방법으로 풀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이사회에서 로밍 요금 인하를 꾸준히 제기했다. 작년 실시한 요금인하가 결실이다. 비싸서 아무도 안 쓰는 것보다 수익을 줄여서 쓰는 사람을 늘리는 전략이다.

 

음성로밍 통화는 매일 3분 무료다. T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면 음성로밍 무제한 무료다. 수신과 발신 모두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해외에서 해외로 지역 제한도 없다. 다만 와이파이 또는 데이터로밍을 해야 한다. SK텔레콤은 1일 제일 저렴한 데이터 요금은 5000원이다. 하루 5000원이면 음성로밍과 데이터로밍이 무제한인 셈이다.

KT는 2018년 ‘요금충격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음성로밍과 문자메시지 요금을 국내 표준요금제로 맞췄다. 음성통화는 초당 1.98원 문자는 건당 단문(SMS) 22원/ 장문(LMS)33원/ 멀티미디어메시지 220원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24개국 적용이다. 데이터로밍요금은 1일 1만1000원으로 상한선을 정했다.

고객 불만 해소에 신경을 쓴 모양새다. 데이터로밍요금 상한선은 기존 KT 1일 무제한 요금제 최저가와 동일하다. 통신사가 제공할 수 있는 한도를 정하는 한편 통화 요금을 명확히 해 고객 책임을 분명하게 했다. 로밍요금 폭탄 분쟁 소지를 줄였다.

LG유플러스는 ‘구색 갖추기’다. 로밍뿐 아니라 이동통신 전반을 관통하는 전략이다. 데이터로밍 1일 1만1000원 요금제를 바탕으로 음성통화나 데이터 속도 제한을 풀려면 추가 요금을 내야한다. 대부분 유효기간이 있는 상품이다. 일시적으로 출시했다 폐지한다. 경쟁사와 비슷한 요금제를 갖춰 고객을 달래고 회사의 재무적 부담은 최소화 한다. 로밍은 1년에 1~2회 이용하는 상품. 불편을 느끼더라도 통신사를 옮길 이유까진 아니라는 것이 LG유플러스의 판단이다.

 

‘2018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서도 LG유플러스의 이런 전술이 드러났다. LG유플러스는 롱텀에볼루션(LTE) 전국망 구축은 빨랐지만 유지보수는 보수적 태도를 취했다. 통신사별 속도 차이로 나타났다. LTE 다운로드 기준 최대속도는 ▲SK텔레콤 195.47Mbps ▲KT 144.54Mbps ▲LG유플러스 112.03Mbps 순이다. 다른 통신사와 달리 LG유플러스는 대도시와 농어촌 등 지역별 상황별 속도 편차가 컸다. LG유플러스 다운로드 속도는 대도시 141.33Mbps 농어촌 69.94Mbps다. LG유플러스는 가입자 점유율 3위다. 대도시에 비해 농어촌 가입자가 적을 가능성이 크다. 굳이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3사는 5세대(5G) 이동통신 경쟁을 앞두고 있다. 1위를 지킨다는 SK텔레콤과 이번엔 1위를 하겠다는 KT LG유플러스의 격돌이다. 5G 투자 초반 분위기는 ‘눈치작전’이다. 로밍에서 볼 수 있듯 전략에 따라 상품구성도 투자도 달라진다. 로밍처럼 3사3색으로 갈지 국내 통신요금처럼 비슷비슷하게 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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