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시작했다. 설 연휴가 없어진 후 애매해진 면이 없지 않지만 새해는 새해다. 대부분 1월2일 시무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대표 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학창생활 교장선생님의 훈시처럼  시무식 때는 최고경영자(CEO)가 한 해의 방향을 제시한다. 시무식을 여는 장소가 의미가 있을 때도 있다. 

 

삼성전자는 ‘초일류’ ‘초격차’를 강조했다. ‘상생’과 ‘나눔’을 언급했다. 김기남 대표가 신년사를 했다. 그는 이번 정기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반도체 등 부품 사업을 맡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이다. 삼성전자는 세트 사업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실적은 반도체로 방어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시장이 내리막으로 돌아섰다. 삼성전자에 관한 우려가 커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 등 삼성에 관한 이미지도 최악이다. ▲초일류 ▲초격차 ▲상생 ▲나눔 모두 현재를 반영한 키워드다.

김 대표는 “올해는 초일류 초격차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자. 삼성전자가 지난 50년간 정보기술(IT) 산업 역사의 한 부분이었다면 다가올 50년은 삼성전자가 중심이 되자. 임직원이 사회공헌활동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 상생과 나눔을 실천하자”고 당부했다.

 

LG전자는 ‘성장’과 ‘변화’를 제시했다. ‘수익’과 ‘육성’을 위해서다. LG전자 조성진 대표는 올해가 CEO 3년차다. 작년 구광모 회장 취임 후 LG는 부회장단 등에 변화를 줬다. 조 대표는 자리를 지켰다. 조 대표는 생활가전 성과를 바탕으로 CEO가 됐다. 조 CEO 체제 LG전자는 TV 생활가전 호조 휴대폰 부진 흐름이다. 조 대표가 무엇을 보여주려면 휴대폰을 살리든지 새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 LG전자는 로봇과 자동차부품 등을 키우려고 하고 있다. 반등의 계기를 만들고 새 사업을 확대하려면 벌던 사업은 계속 벌어야한다.

조 대표는 “주력사업은 수익 극대화에 집중하면서 수익 창출을 위한 효율적 방법을 철저하고 고민하고 실행하자. 효율화를 통해 확보한 자원을 육성사업에 집중 투자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 지금은 성장을 위해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패하더라도 도전을 장려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자”라고 역설했다.

 

SK텔레콤은 ‘가시적 성과’와 ‘5세대(5G) 이동통신’에 무게를 실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2017년부터 SK텔레콤을 맡았다. 그는 SK ICT계열사를 포괄하는 ICT지주사 전환과 탈통신 사업 확대를 주장했다. 자회사 재편, 인수합병(M&A), 합작사 설립 등 관련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재임 기간 SK텔레콤은 매출과 영업이익 정체다. 회사를 자편하려면 각각 회사가 독자 생존 능력이 있어야 한다. 실적이라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 SK텔레콤의 이동전화(MNO) 경쟁력은 점유율이다. 5G는 올해부터 가입자를 모집한다. SK텔레콤은 1등을 해야 본전이다.

박 대표는 “올해는 5G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가시적 성과를 본격적으로 창출하는 해로 기존 성공방식으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으며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전혀 다른 업의 경쟁자와 겨루기 위해 더욱 강한 SK텔레콤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KT는 ‘4차 산업혁명 주인공’과 5G를 앞세웠다. ‘국민기업’론도 빠지지 않았다. KT는 민영화 후 연임에 성공한 대표가 임기를 마친 적이 없다. 황창규 KT 대표도 연임 후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정권교체로 낙마가 기정사실화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살아남았다. 내년 2월까지만 버티면 된다. 버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과가 있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5G 줄곧 황 대표가 강조했지만 실체는 없었다. 국민기업 역시 황 대표 취임 후 마케팅으로 적극 활용한 단어다. KT는 KT아현지사 화재 조기복구를 자화자찬하며 국민기업 사명을 강조했다. 그렇지만 복구 자화자찬보다 사고 반성과 보상 마무리가 먼저라는 비판이 우세하다.

황 대표는 “5G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완전한 변화를 이루고 KT가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서 그동안의 도전이 완성되는 해가 될 것이다. 5G에서 압도적인 1등을 달성하자. 1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국민기업 KT에게 5G시대를 맞아 국민 통신생활뿐 아니라 산업과 생활 전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사명이 새롭게 주어졌다”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위기’와 ‘기회’를 내세웠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는 작년 갑작스레 LG유플러스를 맡았다. LG그룹 수장 교체 영향이다. 5G 화웨이 논란, 2018년 롱텀에볼루션(LTE) 품질평가 3등, 연말 시상식 투표시스템 해킹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유료방송 M&A 등 투자가 필요한 부분도 쉽사리 결정치 못하고 있다. LG유플러스만 결정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어서다. 문턱을 넘어서 뛸 수 있을지 문턱에 걸려 넘어질지 갈림길이다.

하 대표는 “국내 통신 시장은 5G 시대 도래 등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선제적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변화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하나가 된다면 큰 성과를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윤상호 기사>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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