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LG전자 스마트폰 ‘G7씽큐·7씽큐플러스’의 판매가 시작됐다. 오는 17일까지 예약을 받는다. 정식 판매는 오는 18일부터다.

LG전자 스마트폰은 지난 1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적자다. 2009년 1억1790만대에 달했던 휴대폰 공급량은 2017년 5570만대로 절반 이상 하락했다. LG전자 휴대폰의 어려움은 시장 진입 시점 판단 착오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후 ▲제품 완성도 논란 ▲브랜드 가치 하락 ▲마케팅 착오 ▲디자인 차별화 실패 ▲가격 불만 등 다양한 요인 누적으로 반등 기회를 잡지 못했다.

G7씽큐는 LG폰의 부활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LG전자는 G7씽큐 출시를 계기로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사안에 대한 종합 대책을 내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진행한 제품 공개행사를 알리는 LG전자의 보도자료 첫 머리는 ‘안정성’과 ‘내구성’이다. LG전자는 지난 3월 소프트웨어(SW)업그레이드센터를 신설했다. 사후서비스(AS) 전담조직이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장 황정환 부사장은 지난 2월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믿고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G7씽큐는 미국 국방부 군사 표준규격 ‘MIL-STD810G’를 획득했다. ▲충격 ▲진동 ▲고온 ▲저온 ▲열충격 ▲습도 등 14개 부문 테스트를 통과했다. 방수방진 등급은 IP68이다. 1.5미터 깊이에서 약 30분까지 이상 없는 제품이다.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기용했다. BTS는 K팝 그룹 최초로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KT팝 그룹 최초로 공연했다. ‘마이크 드롭’ 리믹스는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 ‘핫100’에서 28위를 기록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중남미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빅 모델을 기용 인지도를 높이는 일은 브랜드 강화를 위해 흔히 쓰는 방법이다. 황 부사장은 지난 3일 G7씽큐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BTS가 꾸준한 노력으로 팬의 인정을 받은 것처럼 LG전자 모바일 사업 전체가 인정받는 날이 왔으면 한다. 닮고 싶었다”라고 모델 기용 이유를 전했다.

LG전자는 G7씽큐 구매자에게 BTS팩을 제공한다. BTS 로고를 새긴 ▲하드케이스 ▲보조 배터리 ▲붐박스 패키지 박스 등을 준다. BTS 굿즈(Goods) 효과를 노리는 셈이다. 아울러 전국 50개 거점에 체험관 ‘LG G7씽큐 스퀘어’를 운영한다. 전국 3000여개 판매점에서도 체험할 수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평가가 박했던 이유 중 하나는 써 본 사람이 적었다는 점. 돈을 벌지 못하니 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BTS 모델 선정과 대규모 체험관 구축은 LG전자가 마케팅 측면 악순환을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늘어난 비용은 출시국 축소로 감당했다. 황 부사장은 “대응하는 시장을 많이 줄였다”라며 “앞으로 더 줄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될 시장에서 확실하게 돈을 풀겠다는 말이다.

G7씽큐는 ‘노치’ 디자인과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를 채용했다. 노치 디자인은 화면 상단 중앙이 파인 형태다. 애플 ‘아이폰X(10)’가 대표적이다. 화면 크기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은 장점, M자 탈모로 지칭하는 어색함은 단점이다. LG전자는 이 부분을 상태표시줄로 이용하거나 화면으로 이용하거나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비켜가려고 한다. 이와 함께 LCD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비해 가격이 낮다. 규모의 경제로 원가절감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저렴한 부품을 활용하는 것은 출고가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LG전자의 고육책이다.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LG고객 안심 보상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LG전자가 자존심을 내려놨다. LG전자 중고폰 가격은 경쟁사에 비해 형편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인정 삼성전자 제품 수준에 맞췄다. 또 G·V시리즈뿐 아니라 ▲G시리즈 패밀리 제품 ▲G플렉스 ▲G프로 ▲GX ▲뷰 등 19종을 매입한다. 최소 3만원 최대 16만원을 준다. 삼성전자와 애플 스마트폰도 보상한다. 애플은 3~18만5000원 삼성전자는 3~17만원을 제공한다.

G7씽큐와 G7씽큐플러스 불안요소는 가격이다. LG전자는 G7씽큐와 G7씽큐플러스 출고가를 각각 89만8700원과 97만6800원으로 책정했다. G6에 비해 G7씽큐는 1100원 낮다. G6플러스 대비 G7씽큐플러스는 1만9800원 높다. 삼성전자 갤럭시S9에 비해선 G7씽큐는 5만8300원 G7씽큐플러스는 200원 적다. 소비자가 이정도 가격차에 삼성전자 대신 LG전자를 택할지 미지수다. 비용 지출 부담 탓에 보상판매 대상을 2016년까지 출시 제품으로 한정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아이폰과 갤럭시 보상가가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갤럭시S9·9플러스’ 보상판매 제시 가격보다 낮은 점도 신경이 쓰인다. 황 부사장이 한 “고객에게 값싸게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우리의 가장 큰 목표”라며 “제품 마진을 많이 남기기 위해 가격을 높이는 일은 없다. 우리 마음도 고객과 똑같다”라는 말에 LG전자의 고심이 녹아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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