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AR)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AR은 현실의 이미지에 가상의 이미지를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 만화 ‘드래곤볼’의 스카우터나 게임 ‘포켓몬고’가 대표적 사례다. 가상현실(VR)과는 다르다. VR은 ‘가상+가상’ AR은 ‘현실+가상’이다. 실제와 같은 느낌을 강조하는데는 AR이 유리하다.

포켓몬고의 인기의 등락과 함께 일반인이 AR을 경험할 기회가 사라진 듯 했다. 그러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8’은 AR의 효율에 대해 강조했다. 삶과 보다 밀접한 영역에서 AR의 활용법을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갤럭시S9·9플러스’의 특징 중 하나는 ‘AR이모지’다. AR이모지는 셀피를 바탕으로 나와 닮은 아바타를 만든다. 100개 이상 얼굴 특징을 분석해 3차원(3D) 아바타를 제작한다. 이를 바탕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18개 스티커를 생성한다. 캐릭터 등이 아니라 나로 만든 이모티콘으로 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제품 공개행사인 ‘삼성 갤럭시 언팩’에서도 AR을 활용했다. 행사 출입증을 카메라로 비추니 갤럭시S9가 스마트폰 안에 떠올랐다. 참석자 모두의 손에 갤럭시S9를 쥐어준 셈이다. 출입증의 방향을 돌리면 갤럭시S9도 돌아간다. 제품을 만져 보려면 행사 종료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기다림을 달래줬다. 향후 다양한 기업의 제품 발표회 등에서 응용할 여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설명을 듣는 것보다 실제 제품을 보는 것이 빨리 이해된다. 그러나 제품을 비치하는 것은 숫자가 늘어날수록 비용이 늘어난다는 뜻. AR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노키아는 기능직 업무의 숙련도를 제고할 수 있는 AR 솔루션을 선보였다. 통신업계는 5세대(5G) 무선통신 도입을 앞두고 있다. 다만 투자를 집행해야 할 통신사는 주저하고 있다. 수익원이 확실치 않은 상황서 대규모 투자를 하기가 부담스럽기 때문. 장비업계는 다양한 비용절감 솔루션을 제시했다. AR도 그 일환이다. 유지보수 과정을 AR로 알려준다. 전문인력이 아니어도 AR 기기만 착용하면 일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도시다. 그는 자연의 미를 살린 건축 철학으로 지금의 바르셀로나를 먹여 살리는 대표적 건축가다. 성가족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구엘공원, 까사밀라, 까사바트요 등 어떻게 이런 디자인을 설계하고 구현했는지 감탄을 자아낸다. 그의 유작인 성가족성당은 그의 설계를 재현하기 위해 슈퍼컴퓨터를 동원할 정도다.


그의 건축을 이해하는데도 AR이 쓰이고 있다. 해골 모양의 발코니로 유명한 까사바트요가 그렇다. 실내 감상을 위해 제공하는 오디오 가이드는 AR기기 역할도 한다. 곳곳을 비추면 가우디가 어디에서 영감을 받아 이런 모양의 디자인을 했는지, 이 집에서 살던 사람은 어떻게 생활을 했는지 보여준다. 따로 검색을 하지 않아도 말로 이런저런 얘기를 듣지 않아도 손에 잡힐 듯 과거로 관람객을 안내한다. 역사적 유적 등 대부분의 관광지에서 도입을 생각해봄직한 서비스다. 무선랜(WiFi, 와이파이) 방식이라 데이터 사용량 걱정도 덜어준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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