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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5G) 이동통신 표준이 정해졌다. 명칭은 IMT-2020이다. 최대 20Gbps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4세대(4G) 이동통신의 20배다. 사용자 체감 전송속도는 최소 10배에서 최대 100배까지 개선된다. 국내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시범 서비스를 2020년 상용 서비스 예정이다.

속도 경쟁은 통신사 사이 자존심을 겨루는 전통적 수단이다. 누가 먼저 상용화를 하는지 누가 먼저 전국망을 갖추는지 누가 잘 관리해 고른 품질을 제공하는지에 따라 통신사 흥망성쇠가 바뀐다. 지원금으로 만회가 어려운 것이 품질이다. 그러다보니 눈속임도 흔하다. 하지 않으면서도 하는 척 하기도 쉽다. 무선통신은 상황에 따라 품질이 변해 오차 범위가 넓다는 것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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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벌어지고 있는 통신사 기술 자랑이 그렇다. 소비자와 상관없는 그들만의 리그다. 경쟁이 의미가 있으려면 그 기술을 적용한 투자가 이뤄지고 소비자의 손에 있는 기기가 그 기술을 지원해야 한다. 투자를 해도 손에 쥔 기기가 없으면 헛것이다. 손에 쥔 기기가 좋아도 투자가 안 돼 있으면 이 역시 헛것이다. SK텔레콤도 KT도 LG유플러스도 5G를 선도한다는데 체감은 안 된다.

통신사도 억울함이 있기는 하다. 기기 또는 장비 제조사와 함께 기술을 개발하면 결국 제조사가 이 기술을 범용화 한다. 해당 통신사에게 남는 것은 조금 먼저 남보다 이를 상용화 하는 정도다. 5G 시대가 열리려면 앞으로 5년을 기다려야 한다. 남보다 먼저도 확실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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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SK텔레콤은 에릭슨과 ‘초저간섭 스몰셀’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스몰셀은 수백미터 범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형 기지국이다. 5G는 현재보다 고대역 주파수로 서비스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보다 촘촘히 기지국을 구축해야 한다. 촘촘하면 그만큼 간섭이 는다. 간섭을 최소화해야 품질이 올라간다.

좋은 기술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이유로 이 기술을 SK텔레콤만 이용할 가능성은 없다. SK텔레콤이 에릭슨 장비 중심으로 5G망을 설계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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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지난 21일 2Gbps 속도를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연내 네트워크에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2Gbps면 18GB 파일을 1분12초면 내려 받을 수 있는 속도다. 데이터 전송량을 확대한 ‘다운링크256쾀’ 기술과 안테나를 늘린 ‘4*4 미모(MIMO)’를 네트워크에 적용한다.

마찬가지다. 네트워크에 적용하니 SK텔레콤이 개발했다는 기술보다는 진전된 단계다. 그러나 아직 이 속도를 수용할 수 있는 기기가 없다. 기가 무선랜(WiFi, 와이파이)이 기가급 속도를 경험시켜주지 못하는 것과 같다. 통신사는 기가의 속도를 제공하지만 아직 스마트폰 무선랜 최대 속도는 867Mbps다. 연내 적용해도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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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지난 15일 ‘기가LTE’ 발표가 언론의 비판을 받은 것도 그래서다. 최대 1.17Gbps 속도를 낸 다는데 정확히 어디서 그런지 공개를 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론적 속도는 이론적  속도, 소비자는 검증할 길이 없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득달같이 자기도 한다고 주장한 배경도 같다. 양사도 기가 무선랫 핫스팟이 있으니 거짓은 아니다. 이 기술을 지원하는 삼성전자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는 3사가 다 판다. 사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가 무선랜 핫스팟이 몇 개나 있느냐다. 기술도 있고 폰도 있어도 핫스팟이 없으면 그림의 떡이다.

그럼에도 불구 향후 통신사의 기술자랑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제일 손쉬운 마케팅 방법이기도 하다. 기술개발 그 자체는 필요하다. 이를 마케팅 도구로 악용할 때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결국 소비자가 명심할 것은 기술자랑은 자랑일 뿐이라는 점이다. 미래는 미래다. 현재 어디가 얼마나 내가 필요한 서비스를 싸게 제공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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