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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고 있던 ‘갤럭시S5’의 운영체제(OS)를 안드로이드 5.0버전(롤리팝)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5일부터 갤럭시S5에 대한 롤리팝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무선 업그레이드(OTA: Over The Air)는 지원하지 않는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관리 프로그램 ‘키스’를 PC에 설치한 뒤 유선으로 연결하면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키스가 아직도 있었다. 키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콘텐츠와 설정을 백업하는데 쓸 수 있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주도하는 개방형 OS다. 누구나 가져다 구미에 맞게 변형해 쓸 수 있지만 구글 서비스를 사전 탑재하기 위해서는 구글이 정한 기준에 따라야 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안드로이드는 오는 2020년까지 스마트폰 OS를 주도할 전망이다. ▲미국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남아프리카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14개국에서 선두를 지킬 것으로 여겨진다.

안드로이드의 성장은 삼성전자의 성장과 궤를 같이 했지만 삼성전자의 손을 놓은 뒤에도 승승장구다. 직접 이용해보니 롤리팝은 삼성전자와 남은 끈을 단절해도 아쉬울 것이 없다는 구글의 자신감이 숨어있다.

사용자 입장에서 롤리팝에서 가장 큰 변화는 사용자환경(UI)이다. 그 중에서도 배경색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검은색이었던 배경이 흰색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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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배경색은 삼성전자에겐 불리하다.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디스플레이 특성 탓이다. 삼성전자는 고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 나머지 제품과 경쟁사는 주로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를 쓰고 있다.

통상 아몰레드는 LCD보다 전력 소모량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아몰레드와 LCD는 빛을 발하는 방식이 다르다. 아몰레드는 각각의 화소가 빛을 내지만 LCD는 전체 화면을 밝혀 색상을 구현하다. 하지만 이는 배경이 검은색일 때 얘기다. 아몰레드는 검은색은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배경이 흰색이면 상황이 달라진다. 색상에 따라 아몰레드는 빛을 발하는 정도와 수명이 변한다. LCD는 상관없다. 삼성전자 제품 절전모드가 화면을 흑백으로 바꾸는 것도 그래서다.

구글과 삼성전자의 관계 약화는 지금으로썬 삼성전자에게 아쉬운 결과가 되고 있다. 안드로이드 OS 이용 제품 업그레이드가 가장 빠른 곳은 더 이상 삼성전자가 아니다. 최신 제품 개발에 최신 OS를 적용하는 일도 늦어진다. 예전만큼 업그레이드에 신경을 쓰는 소비자는 줄었지만 소비재 기업에게 약점임은 틀림없다. 삼성전자의 차별점을 만들기 위해 UI를 추가하면 구글은 다음 버전 안드로이드에 그것을 기본 기능으로 넣는다. 경쟁사는 손 안대고 코푸는 격이다. 점차 다른 안드로이드 업체의 대응력은 올라오고 삼성전자는 점유율을 조금씩 잃게 된다. 악순환이다.

이 흐름을 뒤집을 방도가 삼성전자에게 있을까. 사실상 쉽지 않다. 안드로이드 진영은 이미 PC 진영화 되고 있다. PC는 재주는 제조사가 부리지만 대부분의 수익은 OS 개발사 마이크로소프트(MS)가 차지한다. 안드로이드도 마찬가지다. 제조사 1위를 해봐야 전략은 ‘박리다매’다. 삼성전자가 이 고리를 끊으려면 애플처럼 강력한 자체 생태계를 지녀야 하는데 이미 실패한 바다도 후속작으로 추진하는 타이젠도 불투명하긴 매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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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다시 삼성전자에게 손을 벌릴 일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생태계 확산 정도에 따라 구성원에게 하던 지원을 점차 줄여왔다. 매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선보였던 구글 전시관은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이 전시관은 구글 스마트폰과 콘텐츠에 대한 홍보 목적으로 운영하던 것이다. 안드로이드 최적화 기기 즉 레퍼런스폰과 태블릿, 입는(wearable,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는 2012년부터 다변화 했다. 모토로라 인수 때는 적극적으로 부인했지만 결국 스마트폰 제조를 직접 하기 시작했다. 구글 생태계는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을 벗어나 자동차까지 넘보고 있다. 커지면 커질수록 구글이 줄을 대지 않아도 구글에 줄을 대려는 기업은 늘어난다. 구글도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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