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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로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디케이테크놀로지 채종남 대표<사진>가 이 가능성에 몸을 실은 것도 벌써 17년이다. 1997년 시작한 회사는 직원 120여명에 연 매출 120억원 규모가 됐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아쉽다는 생각과 잘 버텼다는 생각 두 가지가 공존한다. 우리도 구글이나 아마존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쪽이 아쉬움이라면 당시 문을 연 벤처기업 중 지금까지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회사가 별로 없다는 면에서는 충분히 잘 해왔다고 본다.”

디케이테크놀로지는 KT 무선사업 옛 KTF의 모바일 서비스와 궤를 같이 한다. 현재 올레마켓 운영도 관여하고 있다. 모바일로 출발한 사업은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뿐 아니라 모바일 오피스와 사물인터넷(IoT) 분야로 넓어졌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그리 좋다고 볼수는 없다. 변화는 스마트폰에서 시작했다. 97년에는 눈에 보이는 사업이 관심을 끌었지만 지금 주목하는 분야는 모두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없으면 노리기 쉽지 않은 분야다. 다시 한 번 서비스와 플랫폼에서 전 세계에서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회사가 될 기회가 왔다.”

모바일 오피스만 해도 그렇다. 모바일 오피스는 단순히 메일을 체크하던 수준에서 사내 인트라넷을 손 안으로 옮겨 놓은 형태로 발전했다. 당연히 보안 요구도 높아졌다. 개인이 원하는 기기를 업무에도 사용하는 추세 즉 BYOD(Bring Your Own Device) 확산은 디케이테크놀로지 같은 기업이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늘렸다.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 업체 중 점유율 3위라는 성과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사물인터넷도 그렇다. 디케이테크놀로지는 KT렌탈에 카쉐어링 솔루션을 공급했다. 카쉐어링은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때 차를 빌려 쓰고 특정 장소에 놓아두면 그 근처에서 차를 써야할 사람이 또 이용하는 서비스다. 차가 어디 있는지 내가 필요한 곳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회가 오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잡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까 안타깝다. 대기업이야 당장 수익이 발생치 않아도 투자를 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런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업을 소홀히하면 당장 회사를 운영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정부나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함께 일을 추진했으면 좋겠다. 중소기업 장점은 빠른 실행력이다. 큰 조직은 절차와 조율에 시간을 보내 기회를 놓칠 수 있지만 우리는 다르다.”

채 대표는 그동안 사업을 하며 생각해 온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이렇게 정의했다. 모든 것은 대기업이 하기 보다는 각각의 장단점을 따져 적절하게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진단이다. 그동안 국내 산업 발전을 보면 소프트웨어 분야는 채 대표의 분석은 시사점이 크다. 대기업이 손을 대 제대로 성과를 낸 소프트웨어 사업은 없다.

120명의 직원 중 90여명이 개발자다. 중소기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케이테크놀로지가 직원에게 당부하는 것은 ‘일상 속 혁신’이다. 현재 상황이 아쉽긴 하지만 아쉬워만 하면 거기서 끝이다. 개개인이 한 발 더 생각하고 움직여야 경쟁에서 살아남고 미래를 볼 수 있다. 앞으로 20년 뒤에도 디케이테크놀로지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한국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이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 결국 성패는 여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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