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에 없는 얘기를 하니까 조금 당황스럽네요.” 1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통위와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회원사간의 간담회는 각본없이 진행이 됐다고 합니다. 최시중 위원장, 모바일 산업과 관련된 실국장들이 모바일 인터넷 관련 업체 CEO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였는데요. 비공개로 진행이 됐습니다. 보통, 최 위원장과 업계 CEO들과의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돼왔습니다. 위원장의 모두발언 5~10분정도만 기자들에게 공개가 되지요. 참석자들 자리를 보니 중소업계 건의사항 및 답변(요약)이라는 자료가 놓여져 있더군요. 대충 앞의 목록을 보니, 청소년 정보이용료 상한제 개선, 정책 간담회 정례화 추진,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시범사업 지원, 이용자 신뢰회복을 위한 정책 필요 등이 적혀져 있었습니다. 오늘은 대충 저런 각본으로 간담회가 진행되려나 보다. “별로 재미는 없겠다” 그런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비공개 간담회가 끝날 때까지 바로 옆에서 하는 한중일 모바일 국제 컨퍼런스를 취재했습니다. 마침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간담회가 끝나더군요. 그래서 참석한 업체분들을 붙잡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물어봤습니다. 흠 그런데 간담회가 대부분 각본에 없는 얘기들로 진행됐다고 하네요. 이통사들의 과도한 보조금에 대한 지적, 편향된 정책, 해외진출 지원방안 마련 등의 얘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재미있는 것은 이통사와 콘텐츠 사업자(CP)들간의 불공정 거래환경에 대한 지적이었습니다. 대충 요약하자면 환경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CP들의 현실은 여전히 참담하다는 것입니다. 수직적이고 종속적이기 때문에 이통사 말 한마디에 CP의 생사가 달려있는 상황이라는 발언들이 나왔다고 합니다. “허 이거 오늘 각본에 없는 얘기들이 많이 나오니 땀이 나네요. 긴장해야 되겠는데요.” 그렇습니다. 늘 긴장해야 합니다. 콘텐츠 몇개 다운로드 받는데 무선데이터 요금이 수십, 수백만원 나온 것이 불과 2~3년전 얘기입니다. 당시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요금인하 이슈가 들불처럼 번지자 대응에 나섰습니다. 설마하니 정보이용료 수익배분 가이드라인 하나 떡하니 내놓으면 모든게 해결되겠지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왜 중소기업들이 여전히 참다하다고 말하는지를 정확히 캐치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말 나온김에 정통부가 해체되고 방통위가 출범하면 주파수 분배, 재판매제도 도입 등 통신정책과 관련된 주요 정책결정은 계속 늦춰지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미래에 대한 R&D 비전도 세우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출범 1년여만에 해체론이 등장하는 것도 다 이 때문입니다. 그 동안 방통위는 KBS, MBC, 미디어법 등으로 어떻게 보면 산업보다는 정치적 이슈의 한복판에 서있었습니다. 방통위 1기는 이제 남은 기간 동안 대기업은 물론, 산업을 하부에서 지탱하는 중소기업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통신방송 시장을 활성화를 위한 미래비전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매번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수는 없습니다. 말로만 IT강국 외치는데 지금 우리의 위치는 예전의 잘나가던 IT KOREA가 아닙니다. 댓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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