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간 벌어진 방송통신 이슈를 정리하고, 해당 이슈가 가진 의미와 파장을 분석해 봅니다. 기자 주관적인 견해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KT 차기 CEO는 구현모 사장=통신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KT의 차기 CEO에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낙점됐습니다. 8명의 쟁쟁한 후보들과 겨뤄 전문성, 회사의 비전 제시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 후보가 됐습니다. KT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가장 높은 자리인 CEO까지 올랐습니다. 다만, KT 이사회는 이번에 신임 CEO를 선출하면서 회장이라는 직급은 없애고 대표이사 사장제도로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어찌됐든 재계 12위, 직원 6만여명의 KT 그룹을 대표하는 자리에 오른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소문과 유력 후보들이 오르고 내리는 가운데 결국 KT 출신에 현재 KT 재직자가 CEO 자리에 오르게 됐습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이석채, 황창규 회장 등 그동안 10여년간 외부 인사가 KT CEO 자리를 맡았지만 경쟁사에 비해 KT의 성장은 더디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습니다. 통신업의 본질적 경쟁력 회복과 떨어진 직원들의 자존감 회복, 무엇보다 통신업계의 맏형이자 국민기업으로 불리우는 KT가 구현모 신임 CEO 체제에서 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LG헬로비전 시대 개막=‘CJ헬로’ 막이 저물고 ‘LG헬로비전’ 시대가 개막했습니다. LG유플러스에 인수된 CJ헬로는 CJ를 벗고 LG 가족으로 새 출발에 나섰습니다. LG헬로비전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대표 선임 및 사명 변경을 확정했습니다. LG헬로비전은 내년 초 사업 비전을 발표하고 새로운 사업 진용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콘텐츠 제작?수급 및 유무선 융복합 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LG헬로비전은 자사 네트워크에 6200억원을 집행하기로 했습니다. 지역채널 예산으로는 5년간 1900억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헬로비전이라는 사명은 통신사들을 유일하게 위협하는 케이블TV 1위 사업자를 의미했습니다. 여전히 케이블TV 사업자이지만 이제 소속은 LG유플러스입니다. 케이블TV 1위 사업자의 위상을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LG유플러스로의 서서히 흡수되는 모습이 될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제정…갈등 불씨 여전=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공정한 인터넷망 이용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2020년 1월27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11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공동 연구반을 구성해 가이드라인 마련을 추진해온 방통위는 각계각층 의견수렴을 거쳐 이번 최종안을 확정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망 이용계약의 원칙과 절차를 정하는 한편 사업자들의 불공정행위와 이용자 보호 의무를 규정한 초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구체적인 망 이용대가 산정 기준이 빠지면서 인터넷제공사업자(ISP·통신사)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 분쟁의 불씨를 남겼다는 평가입니다. 통신사들은 망 이용 대가 산정 기준과 CP의 망 품질 유지 의무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는 반면 CP는 가이드라인 제정 자체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사업자 간 사적 계약에 정부가 개입해선 안 되며, 해외 CP에 대한 실효성도 낮다는 지적입니다. 방통위는 가이드라인을 계속 보완하겠다는 계획입니다만 현실적으로 현재 지적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LTE 속도 SKT 1위, LGU+ 3위=5G 상용서비스가 시작되며 LTE 속도가 느려진 것 아닌가 하는 평가들이 있었지만 LTE 평균속도는 오히려 전년보다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9년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 LTE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58.53Mbps로 전년대비 5.2% 빨라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이 211.37Mbps로 유일하게 200Mbps대를 넘겼습니다. KT가 153.59Mbps, LG유플러슨 110.62Mbps였는데요. 1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속도차이는 거의 2배 입니다. 대도시의 LTE 다운로드 속도는 183.58Mbps(2018년 164.64Mbps)로 전년대비 증가한 반면, 농어촌 지역은 128.52Mbps(2018년 126.14Mbps)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었습니다. 통신3사 모두 5G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LTE 관리에도 신경써야 할 것 같습니다. 5G가 상용화됐지만 당장 5G가 LTE 가입자를 넘어서기는 힘들 전망입니다. 도시와 농어촌과의 격차 해소, 특히 LG유플러스는 5G에 앞서 LTE 투자에 더 신경써야 할 것 같습니다. 

 

과방위, 법안소위 결국 또 파행=지난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법안2소위를 열었지만, 실검법 논쟁이 벌어지면서 단 한 건의 정보통신기술(ICT)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SW)산업 진흥법 전부개정안, 공인인증서 독점적 지위 폐지를 담은 전자서명법 개정안 등 주요 ICT 법안들은 또다시 뒤로 밀리게 됐습니다. 이날 소위에서는 실시간검색어조작방지법(실검법)을 우선 논의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정부?여당, 야당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의견 충돌을 빚었습니다. 과방위는 오는 30일 법안2소위를 다시 열고 실검법을 비롯한 ICT 법안 처리를 재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실검법과 관련해 조율된 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2019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과방위가 식물 상임위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커져가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갈등=유료방송 인수합병이 본격화하면서 홈쇼핑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유료방송 시장이 IPTV로 집중화되면서 통신사들이 송출수수료를 대폭 인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통신사들은 수수료 현실화를 말하지만 홈쇼핑 업체들에게는 부담일 수 있습니다. 최근 국회서 열린 관련 간담회에서는 유료방송사들과 홈쇼핑 사업자간 이견이 재확인 됐습니다. 무려 17개 사업자가 있는 홈쇼핑 업계에서는 황금 채널 선점이 매출과 직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주요 홈쇼핑 사업자는 지상파와 예능 등 인기 채널 사이 번호를 차지하기 위해 최대 수백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2012년 기준 송출수수료는 8672억원에서 6년 만인 지난해 1조6337억원으로 2배가량 뛰었습니다. 합리적이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지나치게 송출수수료가 인상되면 중소 납품업체나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 계약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통신3사, 연말연시 폭증 트래픽 관리 돌입=통신3사가 연말연시 폭증하는 트래픽을 관리하기 위한 통신품질 집중관리에 돌입했습니다. 24시간 통신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유동인구 밀집지역에 기지국 용량을 증설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오는 31일 평시 대비 시도호는 최대 5.6% 증가한 시간당 6.88억호, 데이터 트래픽은 최대 1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에 SK텔레콤은 ‘특별 소통 상황실’을 운영하고 전국적으로 총인원 1000여명의 인력을 배치해 24시간 통신 상황 모니터링 및 신속한 현장 대응에 나섭니다. KT는 주요 타종 및 해맞이 장소는 물론 연말연시 각종 행사와 이벤트 등으로 인파가 몰리는 전국 주요 번화가, 쇼핑센터 등 전국 총 220여곳을 집중 관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품질을 사전 점검하고, 연말연시 트래픽 사용량 증가에 대비한 네트워크 품질 최적화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LG유플러스도 네트워크 강화 대책을 마련하고, 품질 특별 관리에 돌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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