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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는 라쿠텐이 될 수 있을까

통신방송 18.05.03 09:05
한국에서 다시 제4이동통신 바람이 솔솔 불고 있습니다. 

하지만 4이통을 바라보는 정부의 입장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아보입니다.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등장하면 경쟁은 자연히 따라오게 됩니다. 경쟁으로 요금이 내려가고 소비자의 선택권도 확대될 것입니다. 이같은 긍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는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이 시장에 뛰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웃나라 일본은 최근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이 전국망 이동통신 사업자 진출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라쿠텐은 알뜰폰(MVNO)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아예 망을 직접 운영하는 이통사(MNO)로 진출한 것입니다. 2019년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라쿠텐은 2025년까지 6000억엔의 자금을 확보해 일본 전역에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라쿠텐의 도전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라쿠텐이 모바일을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바일을 이용해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등의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입니다. 라쿠텐의 최대 강점인 전자상거래는 PC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PC에서의 강점을 모바일로 이어가겠다는 계획으로 보여집니다. 망투자, 운영을 책임질 수 있는 사업자의 등장으로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등 기존 이통3사는 새로운 경쟁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다시 한국으로 넘어오겠습니다. 

2010년부터 시작된 한국의 제4이통 도전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금까지 7차례의 도전이 실패로 돌아갔는데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4이통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사업자가 있습니다. 바로 CJ헬로 입니다. 케이블TV와 유선 초고속인터넷, 인터넷 전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재무적으로도 나름 탄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알뜰폰 시장 1위 사업자입니다. 빵요금제, 영화요금제, 반값 무제한 요금제 등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이통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시장과 정부는 일본의 라쿠텐처럼 신규 이통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자로 CJ헬로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영상 콘텐츠, 유통, 렌탈 등 CJ그룹의 다양한 자산을 이동통신 네트워크와 결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재무적으로도 지금까지 이름을 올렸던 사업자들에 비해 탄탄합니다. 

 

하지만 CJ헬로가 제4이통 사업에 뛰어들지는 미지수입니다. CJ헬로 자체의 의지는 있지만 그룹에서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통사업 진출이 아니라 그룹의 결정에 따라 오히려 매각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현재 국내 이통시장에서의 경쟁정책은 성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과점시장에서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기대했던 만큼 경쟁이 나타나지 않다보니 요금인하 이슈도 정권이 바뀔때마다 반복됩니다. 현 과기정통부는 선택약정할인이나 보편요금제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근본적 처방은 되지 않습니다. 보편요금제가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결국은 라쿠텐과 같은 경쟁력 있는 경쟁자가 등장해 기존의 판을 뒤흔드는 것이 최선입니다. 정부가 보편요금제와 같은 논란이 많고 현실화 가능성도 불투명한 정책에 힘을 집중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견실한 사업자가 이동통신 시장에 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를 명확히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해결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