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뉴스에서 '안전자산' 가격이 올랐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면 뭔가 우리 시장 환경에 좋지않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들어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중동의 불안으로 원유값이 급등하거나, 아니면 천재지변 등으로 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될 경우에 안전자산의 가격이 예외없이 요동치기 때문이다 . 

지금 우리 나라에서 '안전자산'의 대표주자는 미 달러와 금(金)이다. 

지난 나흘간의 설연휴기간동안 '우한 폐렴'으로 시장 경제에 적지않은 충격이 예상되면서 전세계 증시는 폭락했다. 역시 28일 개장한 우리 코스피 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3.09%나 폭락한 2,176.72를 기록한채 마감했다. 

반면 안전자산은 공식처럼 크게 뛰어올랐다. 28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는 전거래일대비 8.7원 오른 1,176.70원을 기록했다.  금값도 1g당 5만9,744.75원으로 강세를 보였다. 충분히 예상된 시장반응이다.

그런데 이날 시장이 주목한 안전자산(?)이 하나 더 있다.

다름아닌 가상화폐의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부르는데 여전히 거부감이 들지만 28일 비트코안 가격은 10,20만원~1030만원에서 형성되는 등 강세가 지속됐다. 시나브로,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비트코인은 안전자산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비트코인 관련주인 우리기술투자도 이날 코스닥시장이 3%넘게 폭락하는 와중에서도 전일대비 0.55% 상승한 2,725원에 마감해 주목을 끌었다.

올해 초, 이란 혁명수비대의 해외작전 담당 특수부대인‘쿠드스군’의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63)이
미군의 드론 폭격으로 사망하고, 뒤이어 이란이 이라크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우면서 중동 정세가 급격하게 불안해졌다. 이 기간에도 비트코인은 달러와 함께 초강세를 보였다.

시장 참여자들은 지난해 하반기, 비트코인이 그동안 약세를 면치못하다가 바닥을 친 계기로 비트코인 거래 소득에 대한 정부의 과세가 공론화된 시점을 꼽는다. 비트코인을 '유령'이 아닌 공인된 자산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로 시장에 인식되면서 어느순간 안전자산으로 간주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보다 근본적으로 따져들어가다보면, 이제 비트코인의 자산 가치에 대해서는 시장의 신뢰가 어느정도 축적됐기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비트코인이 더 이상 시장에 환상을 심어주는 디지털 신기루가 아니라 유한한 디지털 자산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어느샌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좀 더 지켜봐야 겠지만 비트코인의 시장 신뢰는 넓게보면 블록체인 비즈니스의 활성화에 직접적인 동인이 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할만하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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