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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삼성그룹이 6000명에 달하는 ‘시간선택제’근로자 채용에 나서겠다고 발표하면서 고용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는 듯 합니다.


삼성그룹측에서 밝힌바와 같이 55세 이상 은퇴자, 그리고 결혼과 육아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둬야했던 여성들이 우선적인 채용 고려 대상입니다. 일단 삼성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들의 채용 노력에 긍정적인 분위기입니다.


다만 이번 삼성의 시간제 근로자 채용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궁금한 몇가지가 있습니다. 시간제 근로자의 임금과 복지는 어느 수준이며, 전문인력의 업무영역 배치는 어떻게, 그리고 예상되는 노조 이슈 등이 그것입니다.

◆‘시간 선택제 근로자’ 임금수준? '절대 비밀'

올해 삼성은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입사하고싶은 기업 1위로 뽑혔습니다. 높은 연봉때문입니다. 최근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대학생 및 구직자 2644명을 대상으로 ‘가장 입사하고 싶은 대기업’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가 18%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시간선택제 근로자들도 삼성을 선호하게 될까요?  역시 관심의 초점은 시간선택제 근로자에게 적용될 임금수준입니다.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사례에서 볼때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은 정규직의 50~70% 정도로 알려져있습니다.


기업들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산정 방식, 성과급의 적용여부, 근로복지 혜택의 범위가 천차만별이기때문에 정규직 대비 임금 수준을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에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시간선택제 근로자의 임금 베이스가 어떻게 결정됐는지 현재로선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합니다. 물론 이는 앞으로도 추론은 가능할지 몰라도 절대 공개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앞서 지난 13일 시간 선택제 근로자 채용계획 발표시 기자들이 가장 관심이 많았던게 역시 이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삼성측으로부터 속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다만 삼성의 시간선택제 근로자는 4대 보험과 성과급제 대상에 포함됩니다. 아울러 삼성그룹측은 그룹내 비정규직의 비율도 공식적으로는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삼성그룹은 연봉체계만 놓고보면 재계 1위가 아닙니다.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중 삼성그룹의 평균 연봉은 대우조선해양, 현대차, SK, S오일, 현대중공업에 이어 6위입니다.

그러나 성과배분제(PS) 등 삼성 특유의 성과급제까지 포함하면 이런 순위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물론 성과배분제는 어디까지나 성과가 나올 경우에만 해당되는 얘기이고, 부서별로 편차가 크기때문에 실질적 연봉으로 포함시키기에는 무리지만 그래도 삼성 성장의 핵심요인으로 과감한 성과주의가 꼽히는 만큼 이 원칙은 비정규직에도 적용될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실제로 삼성그룹 안팎에선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전문성을 고려하기때문에 통상적인 비정규직 임금 수준 보다 차별화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많이 나옵니다.


전문영역이다보니 시간선택제 근로자에 대한 성과평가 체계도 최소한 획일적인 기준에서 탈피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비정규직에 대한 고용의 질적인 업그레이드측면에서 삼성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문성 중시, 노사관리 노하우는?


은행 등 금융권에서 비정규직의 역할은 정규직과는 많이 차별화돼있습니다. 상담 창구는 정규직, 단순 입출금 창구는 비정규직으로 배치하는 식입니다. 비정규직이 상대적으로 많은 유통산업도 대체적으로 전문 직군과 단순 직군에 따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포를 두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삼성그룹의 시간선택제 근로자 채용에 있어서는 전문성을 강조한 것이 특히 눈에 띕니다. 가장 많은 인력(1400명)을 뽑는 개발지원 부문의 경우 SW 및 HW 개발지원, 계측 및 데이터(Data) 분석 업무에 배정될 예정입니다.


일단 이 분야는 과거 관련 영역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없다면 지원이 어려워 보입니다. 무엇보다 고용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고무적입니다. 전문영역에서 재능을 가진 은퇴자들에게는 일할 기회를, 기업은 그 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같은 전문성의 영역이 한편으론 '하는 일은 같고 연봉만 다른' 상황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지않을까 하는 점을 지적합니다. 정규직의 업무를 보완하는 차원이 아니라 대체하는 차원이라면 이런 논쟁이 가능한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현대차 생산라인에서 동일한 작업을 수행하는 현대차 정규직과 파견 생산직원의 임금 격차로 인해 많은 갈등이 유발된 바 있습니다.물론 근로자의 '전문성'과 관련, 현재 삼성과 현대차의 경우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한편 그것과는 별개로, 또 다른 관심사는 노조입니다. 이미 국내에선 제조업뿐만 아니라 의료, 교육 각 산업별로 비정규직 노조가 존재합니다. 비정규직이 증가하면서 산업 현장에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포함해 비정규직에 대해서도 기존 삼성의 무노조 경영기조는 앞으로도 효해 보입니다. 계량화할수는 없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회사 충성도는 차이가 날 것이란게 일반의 상식입니다. 이런점에서 삼성측의 노사관리 노하우에 대해 관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삼성이 자사 노사 문화에 익숙한 삼성출신 퇴직자들에게 시간선택제 근로자 채용에 있어 우선권을 주지 않을까’하는 분석을 내놓기도 합니다. 기존에 몸담았던 조직의 문화를 빨리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장점입니다.


이에 대해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삼성 출신 인력에 우선권을 주는) 그런 기준은 없다. 응시자 모두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결과적으로 시간선택제 근로자 채용은 삼성 내부적으로는 의외로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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