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변화가 종국에는 큰 사건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한 것이 이른바 ‘나비효과’입니다. 

 

요즘 우리 나라는 대선(大選) 정국이 한창입니다.

 

미래 권력을 놓고 쉴새없이 격렬하게 충돌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많은 후폭풍이 생길 수 밖에 없고, 실제로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대선 발 나비효과’인 셈입니다.

 

이와관련, 최근 IT업계에서는 금융권에서 추진됐던 어느 '망분리'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된 것을 놓고 여러가지 억측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망분리 사업은 보안을 강화하고 있는 금융권에서는 비교적 활발하게 발주되고 있는 IT사업입니다.

 

프로젝트의 난이도는 높지 않으나 한 대의 서버를 여러 사람이 사용해도 보안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을 강화하고 IT자원의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 이 사업입니다. 은행의 경우라 하더라도 사업규모는 20억원 안팎에 불과하지만 요즘같은 IT투자 침체기에서는 업체간 경쟁이 치열합니다.

그런데 순조롭게 추진돼왔던 이 사업이 갑자기 백지화된 이유가 대선 주자와 관련있는 한 업체가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았기때문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사업을 발주했던 금융회사로선 어찌됐던 이같은 민감한 시기에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사업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 사업을 백지화(보류)했을 것이란 게 사업 참여를 준비했던 IT업체들의 분석입니다.

그러나 정작 해당 금융회사 측은 이같은 지적에 “(정치적 해석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며 펄쩍 뛰었습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마침 윈도8 새버전이 출시됐고, 내년에 예정된 단말기 업그레이드 작업이 예정돼 있어 이 사업을 하면서 망분리사업까지 같이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사업을 보류시킨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물론 이 관계자의 말을 꼬투리잡아 따지고 들자면 끝이없습니다. 윈도8 버전으로 단말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과 망분리를 하나의 사업 카테고리로 묶을 수도 있지만 굳이 묶어야할 이유도 없습니다.

상황이 이쯤되면 오히려 사업을 발주하고 프로젝트를 검토했던 금융회사의 IT실무자들이 안쓰러워집니다.


내년에 다시 사업 계획과 일정을 잡아야 하는 번거로움은 둘째치고 여전히 지나치게 세심한 ‘정치적 고려’에 익숙해져 있는 것 자체가 어쩌면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대선 정국속을 누비고 있는 대선 주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조차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한쪽에서 이같은 달갑지 않은 나비효과를 경험하고 있는 줄을 설마 몰랐을 겁니다.


더 이상 나비효과에 의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아무쪼록 빨리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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