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요 시중은행의 IT부서는 국민연금공단이 발주한 주거래은행 선정건 때문에 이만저만한 스트레스가 아닙니다.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된 은행은 내년 3월부터 국민연금공단이 운용하는 330조원 규모의 막대한 자금을 유치하는 데 따른 경제적효과 뿐만 아니라 대외신뢰도, 외형의 증가 등 여러가지 직간접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특히 제안서 마감(10월29일)이 이제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되기 위한 은행들의 신경전도 점점 더 날카로워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입찰에서 눈에 띄는 것은 국민연금공단이 주거래은행 선정 조건으로 매우 방대한 규모의 전산시스템 구축을 조건으로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지난 9월27일 공단측이 제시한 입찰공고를 보면, 웬만한 금융회사의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이러저러한 사업요건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금, 자금결제, 일반업무를 비롯한 선행업무 항목을 비롯해 기금운용 통합자금관리 시스템 고도화, 경영정보시스템 재구축, 보험료수납시스템, 대부시스템 구축, 정보인프라 구축 등이 그것입니다.

국민연금공단측에서 주거래은행 선정의 전제조건으로 IT부문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크게 부자연스럽지는 않습니다. 연금운용을 위해서는 기존보다는 고도화된 IT체계를 갖춰야합니다.
그러나 이번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선정의 가장 큰 차별화 요인이 전적으로 은행의 IT개발 경쟁력 부문인 것처럼 외부에 비쳐진다는 점에서 입찰 제안서 작업에 참여하는 은행 IT부서 관계자들은 좌불안석입니다.

만약 주거래은행 선정 경쟁에서 탈락하게 되면 그 화살이 은행 IT부서로 쏟아질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죠.


당연히 IT부서를 책임지고 있는 CIO(최고정보화담당임원)들의 입술도 바싹 바싹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국민, 우리, 하나, 신한 등 4대 시중 은행외에 농협 등 7개 은행은 삼성SDS, LG CNS, SK C&C, 동양시스템즈 등 IT서비스업체들과 파트너십을 구성, 공단측이 요구하는 IT개발 요건에 응대하기위한 제안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은행권 IT부서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IT업계 관계자들은 ‘입찰에 참여하는 은행들이 IT부문에서 실제로 어느정도 차별화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반응이 대체적입니다. 연금공단측에서 제시한 IT개발 요건들이 사실 엄청나게 까다롭지는 않기때문입니다.


결국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이라는 타이틀을 감안할때, IT부문에서의 차별화요인 보다는 최종 선정결과를 놓고 이런저런 정치적인 해석이 나올 가능성이 오히려 더 커보입니다.  

실제로 은행권 일각에선 ‘MB정부에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금융회사, 인물이 누구냐, 누가 현정권이 주는 마지막 선물을 받을 것인가? ’라는 식으로 주거래은행 선정 결과를 미리 점쳐보는 얘기들도 많이 흘러다닙니다.      

한편 은행권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이 요구하는 IT개발 범위가 최소 200억원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주거래은행 선정은 내달 7일 발표될 예정이며, 이후 주거래은행과 공단간 네트워크연계(2013년11월), 주거래 은행업무를 위한 선행시스템 구축및 현행 사이버뱅킹시스템 연계구축(2013년11월), 기금운용 통합자금관리시스템 고도화및 경영정보시스템 재구축을 위한 컨설팅(2013년3월),  기금운용 통합자금관리시스템 고도화및 경영정보시스템 재구축(2014년6월), 녹취시스템 구축(2013년5월) 등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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