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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대유위니아가 밥솥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딤채쿡’이란 이름을 달고 출시될 것이며 인덕션히팅(IH), 그러니까 프리미엄 제품에 초점을 잡는다는 내용 정도가 공개됐다.

대유위니아의 주력 제품은 김치냉장고다. 연간 매출의 70%가 김치냉장고에서 나온다. 시장으로 보면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김치냉장고 3강을 유지하고 있다. 김치냉장고를 만들던 회사가 갑자기 밥솥 개발에 나섰을까.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대유에이텍이 위니아만도의 지분 70%를 인수한 것이 지난해 10월이다. 내부적으로 밥솥 개발이 결정된 것은 2014년 11월경으로 밥솥 개발과 얼추 시기가 맞아떨어진다. 즉, 대유에이텍이 밥솥 개발을 원했다고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내후년 기업공개를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계절가전인 김치냉장고가 비수기일 때도 꾸준히 판매될 수 있는 제품군을 마련해 안정적인 매출을 얻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대해 대유위니아측은 “딤채 김치냉장고를 쓰던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밥솥도 원했다. 밥솥 시장은 포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기술력과 브랜드가치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밥솥은 매우 까다로운 시장이다. 밥맛과 직결되기때문에 이미 기존 브랜드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단기간에 어필하기가 쉽지 않다. 과거 LG전자와 한일전기 등이 조지루시(Zojirushi)사의 코끼리밥솥을 넘지 못한 것도 기존 시장의 관성때문이다.

대유위니아는 밥솥 개발에 연구개발(R&D) 예산도 30% 늘리고 인원도 충원했다. 딤채쿡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뒤 윤곽이 잡히자 ‘딤채쿡사업팀’도 출범시켰다. 이후 13개월만에 밥솥을 내놓게 된 것.

또 김치 맛에 대해 연구해 오던 과거 ‘김치연구소’에 밥 연구실을 신설하고, 연구소 명칭도 ‘딤채발효미(米)과학연구소’로 바꿔 밥 연구에 집중했다. 더불어 업계 최초로 전문교육을 받은 밥 전문가(밥 소믈리에)를 연구 인력으로 참여시켰다.

박성관 대유위니아 대표는 “딤채쿡은 김치냉장고를 비롯한 주방가전 분야에서 오랜 기간 동안 축적시켜온 대유위니아의 기술력을 또 한번 발휘한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시장과 고객의 식문화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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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채쿡, 무엇이 다른가

딤채쿡은 가마솥을 모티브로 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가마솥으로 밥을 지어 먹은 것에 착안했다. 가마솥은 강한 대류현상을 일으켜 밥솥 내부의 열이 빠르고 넓게 퍼져 밥알이 속까지 익도록 돕는다.

김태달 대유위니아 딤채쿡사업팀 차장은 “경쟁사와 차별화된 점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가마솥이다. 가마솥은 겉은 단단한데 속은 부드럽다”며 “쌀을 불리는 시간을 보다 길게 가져가서 밥맛을 더 좋게 만드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쿠쿠와 쿠첸은 쌀을 불리는 과정이 약 4분이다. 대유위니아는 이보다 시간을 길게 가져가 보다 나은 식감을 완성시켰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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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짓는 모든 과정에 적용된 ‘알파 미학(米學)’도 특징이다. 특히 가열을 위해 만들어진 ‘나노 알파 H 시스템’은 내솥의 디자인까지 변경시켰다. 김 차장은 “IH는 내솥을 통가열하는 방식을 갖추고 있는데 경쟁사와 달리 우리는 면상발열체를 개발, 적용시켰다. 열효율을 개선시켜 밥맛을 좋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면상발열체란 밥솥 내부에 발열 나노 입자가 촘촘히 박혀있는 방식을 뜻한다. 기존 IH밥솥에는 두 가닥의 구리선이 내솥을 가열하게 되는데 반해, 면상발열체는 면 전체를 가열하기 때문에 열효율이 우수하다.

내솥의 재질도 스테인리스 재질을 쓰지 않고 세라믹으로 코팅했다. 스테인리스 코팅이 밥맛보단 내솥의 내구성에 초점이 잡혀있다는 것에 착안했다. 세라믹 코팅이 내구성도 좋고 친환경이기 때문에 더 소비자에게 어필할 것이란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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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채쿡 만져보니

딤채쿡은 뚜껑이 두껍다. 상단에 5인치 터치 액정표시장치(LCD)가 위치해 있고 보다 높은 압력을 주기 위해서다. 터치 LCD로 밥을 비롯한 각종 요리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뚜껑 개폐는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는 뚜껑의 무게와도 연관이 있다. 뚜껑이 두껍고 무겁기 때문에 한번에 빠르게 열릴 경우 밥솥이 뒤집어 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뚜껑 버튼을 누르면 걸림쇠에 한번 걸리면서 천천히, 그리고 안정적으로 열린다.

특이하게도 모션센서를 탑재했다. 사람이 밥솥에 가까이 다가가면 LCD가 켜지는 형태다. 마치 센서등과 같이 동작하는데 이는 손을 대지 않아도 밥솥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 더불어, 취사 및 보온상태가 LED 램프를 통해 표시돼 사용자가 멀리서도 밥솥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사물인터넷(IoT)를 적용했다. 이는 예약기능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으나 추후에는 IoT를 제외해 보다 저렴한 제품을 내놓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다소 비싼 가격은 아쉬워

딤채쿡의 가격은 84만9000원으로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도 고가다. 맛있는 밥과 다양한 기능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선듯 지갑을 열기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이에 대해 김 차장은 “그만큼 값어치를 하는 제품”이라고 말한다. 경쟁사 제품이 가격적인 이득은 있을 수 있어도 기술력을 살펴보면 그만큼의 가치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시장 데뷰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과 기술을 선도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안착하겠다는 전략이다.


딤채쿡 판매는 내년 1월부터 오픈마켓, 홈쇼핑, 양판점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실제 판매가는 70만원 중반으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유위니아는 내년 밥솥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고 3년 이내에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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