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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가정집에서 제습기가 과연 필요할까?”


“제습기는 바닷가 근처나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제품이 아닐까?”

기자는 언제나 위와 같은 생각을 하며 제습기 구매를 피했다. 여름철 습도가 높은 날씨가 찾아오면 에어컨을 켜거나 보일러를 잠깐 돌리는 것만으로도 해결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아이가 생기고 나니 상황이 달라졌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육아는 힘들었다. 온·습도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니 괴로움이 커져갔다. 에어컨만으로는 아기에게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주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제습기를 마련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온도와 습도조절 때문이다. 성인들은 덥고 습한 날씨가 오면 에어컨만 켜면 된다. 에어컨을 동작시킴으로써 실내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져도 성인의 체온조절 능력은 이를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아기는 다르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 아이는 실내온도가 25도 밑으로만 떨어져도 온몸이 차갑게 식었다. 체온이 낮아지니 기침이나 재채기도 잦아지고 딸꾹질이나 경련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렇다고 에어컨을 안 켤 수도 없다. 실내온도가 높으니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이는 태열이나 발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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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로 해결해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선풍기 풍량을 ‘미풍’으로 선택해도 아기에게는 태풍과도 같았다.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리니 더위를 가시게 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임시로 에어컨 풍향과 풍속을 판넬로 조정했다. 에어컨에서 나오는 바람이 천정을 향할 수 있게 판넬을 거치했다. 물론 일시적인 해결책에 불과했다.

운이 좋게 제습기를 얻을 수 있었다. 해당 제품은 일일제습량도 높았고 물통의 용량도 컸다. 일일제습량은 제습기의 성능이다. 제습량이 높으면 높을수록 같은 시간 대비 많은 습기를 제거해준다. 물통 용량 역시 크면 클수록 자주 비우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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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습기가 생긴 이후에는 온·습도 조절이 매우 편해졌다. 기자는 안방에서 에어컨과 제습기를 함께 돌려 온도와 습도를 적당히 낮춘 뒤, 선풍기로 이를 유지하는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의문을 표하는 독자가 있을 수 있다. 에어컨을 껐다 켜는 것으로도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리라.

물론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에어컨으로도 온·습도를 조절할 수 있다. 다만 제습기가 습도를 낮추는데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에어컨과 제습기는 공기중에 있는 수분을 차갑게 냉각시켜서 이를 밖으로 내보내거나(에어컨 실외기), 물탱크에 저장하는(제습기) 형태로 습기를 제거한다. 이처럼 기체를 액체로 만드는 과정을 ‘액화’라고 부르는데, 액화의 측면에서 보면 에어컨보다 제습기가 제습 능력이 좋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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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 배운 과학을 떠올려보자. 기체는 기온이 높아질 수록 부피가 커진다. 부피가 커진다는 것은 더 많은 물질, 이를테면 수분 등을 머금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제습기는 제습을 하는 과정에서 열을 발생시킨다. 제습기로 인해 발생한 열은 실내온도를 높이고, 이는 열로 인해 데워진 공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게 만든다. 결국 제습기는 에어컨보다 더 빨리 습기를 제거할 수 있다. 물론 실내온도는 높아지겠지만.

에어컨과 제습기를 같이 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온도는 적당히 유지하고 습도도 빠르게 낮출 수 있다. 에어컨과 제습기 둘 모두를 동작시킬 때의 전기세는 우선 잊자. 아이가 쾌적한 환경에서 지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제습기의 또 다른 장점은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제습기가 있는 곳은 언제라도 빨래건조방(?)이 될 수 있다. 육아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 것이다. 아기들은 하루에도 수십개의 손수건과 수벌의 옷을 내놓기 때문에 매일 빨래를 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여름철 장마시즌이다. 빨래가 마르지 않아 당장 입힐 옷이 없다면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빨래를 방 한켠에 널어두고 문을 닫은 뒤 제습기를 돌리면 몇 시간 뒤에 뽀송뽀송하게 마른다. 비가 와도 빨래 말릴 걱정을 안해도 된다는 점은 초보 엄마, 아빠들에게 큰 힘이다.

단점도 있다. 제습하는 모든 과정이 하나의 기기에 집약돼 있어 소음이 심하다. 에어컨 실외기가 실내에 있다고 생각하면 쉽다. 또 효율적으로 제습하기 위해 뜨거운 바람을 생성하는데, 당연히 실내온도가 높아진다. 에어컨과 함께 돌린다고 한 이유는 앞서 설명했다.

제습기 사용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 절대 아기를 혼자둔 채 제습기를 돌려선 안된다. 습도가 너무 낮아지면 호흡질환이나 안구건조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다. 적정습도(40~60%)가 되면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이 있다면 이를 잘 활용하자. 그렇지 않다면 아예 제습기를 돌린 이후에 방에 들어가도록 하자.

그리고 자주 환기를 해주자. 환기를 자주 시키지 않으면 실내 공기의 오염도가 높아져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제습기 필터나 물통을 수시로 청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습기는 물과 가까운 기기이기 때문에 세균 번식에 취약하다. 이때문에 2주에 한 번씩은 필터를 청소하고 물통을 세척한 뒤에 햇볕에 말려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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